"10대 코로나19 전파력 성인만큼 강해"

입력
2020.07.19 15:26
정은경 본부장 등 참여 연구 결과
"10대 비위생적 습관 전파력 높여"
"학교 재개방 시 확진자 증가 우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비율이 비교적 낮은 것으로 알려진 10대도 성인만큼 전파력이 강하다는 한국 연구진의 보고서가 공개됐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8일(현지시간) “논쟁이 많은 학교 재개방 정책에 실마리를 제공해 줄 연구 결과가 한국에서 나왔다”고 보도했다. 해당 연구에는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과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 등이 참여했다.

연구진은 한국에서 첫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발생한 올해 1월 20일부터 3월 27일까지 가구 내 첫 환자로 보고된 확진자 5,706명을 상대로 역학조사를 실시했다. 이들과 접촉한 것으로 확인된 가구원 및 가구 밖 유증상자 5만9,073명이 조사 대상이 됐다.

연구진은 표본을 0∼9세부터 열살 단위로 나눠 분석을 진행했는데, 그 결과 코로나19 전파율은 10∼19세에서 가장 높았고 0∼9세에서 가장 낮았다. 저연령층 아이들은 호흡량이 적은데다 키도 작아 전파율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10∼19세 청소년기는 신체적으로는 성인만큼 성장했지만, 아직 비위생적인 습관을 갖고 있어 코로나19를 전파하기 쉬운 것으로 드러났다고 NYT는 전했다.

아시시 자 미 하버드대 국제보건연구소(GHI) 소장은 “선행 연구와 다르게 많은 사례를 체계적으로 다뤘고 신중하게 접근했다”라며 “현재까지 발표된 연구 결과 중 가장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마이클 오스터홀름 미 미네소타대 전염병연구정책센터 소장도 “이번 연구는 학교 문을 다시 열 경우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다만 연구진은 조사가 가구 밖 무증상 감염자를 분석하지 않았고, 가구에서 처음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가 바이러스를 최초 전파한 당사자가 아닐 수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이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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