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외국인 유학생 비자제한 조치'로 실제 한국인 유학생이 입국을 거부당했다고 AP통신과 시카고트리뷴 등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위치한 드폴대학에서 온라인 수업을 듣는 한국인 유학생이 지난주 샌프란시스코 공항으로 입국하려다가 거부당했다.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새 규정에 맞는 자격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드폴대학이 일리노이대학, 시카고대학, 노스웨스턴대학 등 전국 수십 개 대학과 연대해 ICE를 제소한 문건에 담겨 있다.
국토안보부 산하 ICE는 6일 '학생 및 교환방문자 프로그램(SEVP)' 지침을 발표했다. 지침에 따르면 온라인 대학에 다니는 비이민자 F-1ㆍM-1 비자 학생과 온ㆍ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하는 대학에서 100% 온라인 강좌만 수강한 유학생은 미국에 머무를 수 없다. ICE가 이들에 대한 신규 비자 발급은 물론 입국까지 막은 것이다.
일리노이주의 경우 외국인 학생이 4만명에 이르는데, 이들 가운데 온라인 강의만 듣는 학생은 미국을 떠나야 해 혼란을 빚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하겠다며 외국인 유학생의 입국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을 떠나야 하는 유학생이더라도 다른 대학으로 전학해 최소 1개 대면 강의에 등록하면 미국에 체류할 수 있다.
한편 대학들은 물론 유학생이 많은 매사추세츠주 등 17개 주정부와 수도 워싱턴 DC도 13일 ICE 조치를 즉각 정지시키라며 보스턴 연방법원에 트럼프 행정부를 제소했다. 이들은 소장에 "유학생을 추방하는 것은 잔혹하고 불법적인 행위"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