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조폭 행세하며 장애인들 폭행‧감금한 일당 검거

입력
2020.07.13 16:15
피의자 중 5명은 지적장애인

제주에서 조직폭력배를 사칭하며 지적장애인들을 수개월 동안 집단 폭행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 일당 중에는 지적장애인도 포함됐다. 

제주경찰청은 13일 공동상해와 감금, 갈취 등의 혐의로 지적장애인 A(37)씨 등 5명을 구속하고, B(24)씨 등 6명을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초까지 7개월 동안 제주시내 공원과 놀이터 등에서 10~20대 지적장애인 7명을 10여 차례에 걸쳐 집단 폭행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피의자 11명 가운데 5명은 지적장애인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자신들이 조폭 구성원인 것처럼 행세하며,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해 장애인들을 “죽이겠다”고 협박하거나 무차별 폭행했다. 이들은 또 단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C씨(22)를 불러내 4시간 동안 차량에 감금하고 집단 폭행한 뒤 기절한 피해자를 공원에 버리고 도망가기도 했다. 

피의자들은 피해자들을 폭행할 때 폐쇠회로(CC)TV가 없는 곳을 골라 이동하기도 했으며, 밤 시간대에 한라산 공동묘지로 끌고 가 “묻어버리겠다”, “죽이겠다” 등의 협박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와 피해자들은 특수학교 등을 통해 서로 알게 된 사이”라며 “가출 청소년 등을 탐문하는 과정에서 범행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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