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이달 출범 2년을 맞은 산학협력센터를 통해 올해 1,000억원의 반도체 관련 연구지원금을 집행한다고 13일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연구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대학 현장에 활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산학협력센터는 반도체 미래기술 개발과 인재 양성을 돕고자 2018년 7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산하 기관으로 설립됐다. 대학 연구실이 제안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관련 과제에 연구비 및 석박사 과정생 장학금을 대는 방식으로 연간 교수 350여 명과 장학생 400여 명을 지원한다.
센터는 기존 공대 일변도의 지원 방식에서 벗어나 물리 화학 수학 등 기초과학 분야 연구과제에도 총 지원금의 10% 이상을 할애한다. 또 대당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에 달하는 삼성전자의 첨단 반도체 설비를 연구 활동에 쓸 수 있도록 무상 지원하고 연구용 반도체를 무료로 주문 제작해주는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이런 지원 사업의 재원은 삼성전자가 출연하는 산학협력기금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전에도 반도체 분야 산학과제 지원을 해왔지만, 센터가 생긴 뒤 지원 규모가 연간 400억원에서 1,000억원 수준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 등으로 경영상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올해도 산학협력기금 1,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런 결정은 "위기일수록 인재와 기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철학에 바탕했다는 것이 회사 설명이다. 이 부회장은 최근 "국내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할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 업계, 대학, 지역사회 등과 적극 협력하라"며 이른바 'K칩 시대 개막'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센터 측은 이번 대규모 자금 지원이 코로나 여파로 연구비 확보나 과제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대학 연구 현장의 활기를 되살리는 데 보탬이 되리라 기대하고 있다. 이한관 센터장(상무)은 "산학협력 프로그램 확대는 대학이 우수한 실무형 연구개발(R&D) 인력을 양성하고 이들이 기업으로 진출해 역량을 펼치는 건전한 생태계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