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 지산동 시영아파트에서 대량의 불법폐기물이 발견(10일자 14면 보도) 됐으나 당국의 늑장 대처로 2차 환경오염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4일 대구도시공사에 따르면 지산 시영아파트 재건축조합 측이 지난 7일 폐기물 처리를 요청해 검토 후 16, 17일쯤 처리 방향을 결정한다. 대구도시공사 관계자는 "대구시에 책임이 있다고 결론이 나면 대구도시공사가 폐기물을 처리 하겠다"며 "현재 파악한 폐기물을 처리하는데만 4억~5억 원이 들 것"이라고 추산했다.
수성구 관계자도 "10일 현장에 출동했으나 불법 매립 규모는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해 13일 다시 시공사측에 이행계획서 제출을 요청했다"며 "사업 주체인 대구도시공사와 재건축조합의 협의가 끝나면 폐기물 반출 처리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폐기물 처리 작업이 시작되면 수성구 직원이 상주하며 전 과정을 감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구시와 수성구가 불법매립 규모마저 파악하지 못하면서 오염된 폐기물과 토양, 침출수가 장마에 씻겨 내려가는 2차 오염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 주민은 "지산 시영아파트 철거 현장에서 폐기물이 나왔다고 하는데도 공사는 일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환경오염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환경 전문가도 "대구시가 조성한 아파트에서 대량의 불법 폐기물이 나왔는데도 처리 과정이 느린 것은 대구시의 환경의식 부족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