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별세한 대한민국 창군 원로인 백선엽 예비역 대장에 대한 논란이 국내에서 심화하는 가운데 외신도 이를 주목하고 있다. 특히 한국과 미국 사이에도 백 장군에 대한 시각이 갈린다는 분석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전날 사망한 한국 최초의 4성 장군인 백 장군은 한국에서 깊은 분열의 인물"이라며 "한국군ㆍ미군에겐 한국 전쟁의 영웅으로 일컬어지지만 많은 한국인들은 그를 일제와 협력한 반역자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그는 한국전쟁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치열하게 싸운 공로를 인정받았지만, 고국에서는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로버트 에이브람스 주한미군사령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백 장군은 진정으로 그리워질 영웅이자 국보"라며 "오늘날 한미동맹을 만드는 데 공헌을 했다"고 추모했다.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도 트위터에 "지도자이자 애국자이며 정치가였던 백 장군은 현대 한미동맹 구축을 주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 내 여론은 사뭇 다르다고 NYT는 전했다. 매체는 "한국 내에서는 백 장군에 대한 친일 논란이 진행되고 있다"며 "이는 그가 해방 이전 일제 만주군 간도특설대에서 복무한 탓"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2009년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는 백 장군을 친일반민족행위자 명단에 등재했다.
이는 백 장군의 현충원 안장 논쟁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지난달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조사 결과 "친일행위자는 현충원에서 이장해야 한다"는 주장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54%에 달했고, "친일행위자라도 다른 공을 인정해 계속 국립현충원에 안장해야 한다"는 응답은 32.3%로 나타났다.
NYT는 백 장군에 대한 평가는 한국 정치권에서도 분열의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래통합당은 전날 백 장군을 추모하는 논평을 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논평을 내지 않기로 했다. 김원웅 광복회장은 신문에 "백 장군이 진정 한국전쟁 영웅 대접을 받고 싶었다면 적어도 이전에 친일 행적에 대한 반성을 표했어야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