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양시 만경대구역 원로리 일대에서 핵 시설이 포착됐다는 미국 CNN 보도에 대해 국방부는 “민간 연구 결과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의 제프리 루이스 소장은 8일(현지시간) CNN 방송에서 민간위성 업체 ‘플래닛 랩스’가 포착한 사진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원로리 지역을 오래 관찰한 결과 핵개발 프로그램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문홍식 국방부 부대변인은 9일 브리핑에서 “국방부가 민간 연구단체 결과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한미 정보당국은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시설 등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군 내부적으로는 “평양 원로리 지역은 핵무기를 직접 개발하거나 생산하는 시설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원로리 핵 개발’ 보도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분위기다. 위성 사진을 보면, 원로리 인근에 용악산 생수공장이 있는데 방사능 노출이 우려되는 핵 시설 부근에 생수공장이 있는 건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핵 개발을 지원하는 시설이 있을 가능성은 염두에 두고 있다. 원로리 일대에서 트럭, 컨테이너 적재 차량과 공장 뿐 아니라 고층 주거지와 지도부 방문 기념비, 지하 시설 등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북한은 과학자를 우대하는 명목으로 핵 시설 지역에 고층의 주거지를 짓고 지도부가 방문한 것을 기념하는 비를 세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직접적으로 핵 개발과 연관됐다고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라면서도 “핵 관련 지원 시설이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