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회사 한샘에서 발생한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에게 진술 번복을 강요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인사팀장이 1심에서 집행유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단독 박현숙 판사는 9일 강요 혐의로 기소된 유모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유씨는 2017년 1월 사내에서 발생한 성폭행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피해자 A씨에게 기존 진술을 바꾸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박 판사는 "유씨가 피해자의 인사 등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며 "피해자는 이 일로 진짜 해고당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가 유씨로부터 '경찰에서 다시 수사하면 복잡해지는데 너 하나 퇴사시키면 그만이다' '예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는데 둘 다 해고됐다' 등의 얘기를 들었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고 이를 허위라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고 덧붙였다.
박 판사는 그러면서 "인사팀장 지위에 있으면서 성범죄 피해자에게 허위 진술을 강요한 것으로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이 사건 범행으로 개인적 이익을 취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를 성폭행해 강간 혐의로 기소된 박모씨는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그러나 항소심에서 피해자와의 합의 등을 이유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이라는 감형 판결을 받고 석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