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 비자제한 막아달라" 하버드ㆍMIT 소송...트럼프, "자금 지원 중단" 맞불

입력
2020.07.09 00:35
하버드ㆍMIT, 보스턴 연방법원에 '잠정적 금지명령' 소송
트럼프 "가을학기 개교 안하면 자금지원 끊겠다"


미국 하버드 대학교와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모든 수업을 온라인으로 듣는 외국인 유학생들의 비자를 취소하도록 한 트럼트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 대학들이 가을 학기에 개교하지 않으면 자금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맞불을 놓았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두 대학은 보스턴 연방법원에 정부가 발표한 새로운 정책에 대해 '잠정적 금지 명령'을 내려달라고 소송을 냈다. 로렌스 바코우 하버드대 총장은 성명서에서 "우리는 이번 소송을 강력하게 추진해 미국 전역에 있는 유학생들이 추방 위협 없이 학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버드대와 MIT가 제기한 이번 소송은 학교가 원격학습으로 완전히 전환할 경우 수만명의 외국인 유학생을 강제 출국시킬 수 있는 정책에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앞서 미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세관집행국(ICE)은 지난 6일 가을 학기에 모든 수업을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학교의 유학생은 미국을 떠나야하며 신규 비자도 발급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법무부는 이번 소송에 대한 논평 요청에 즉각 응하지 않았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 대학이 소송을 제기하자 즉각적인 반격에 나섰다. 코로나19 사태로 문을 닫는 학교들이 가을학기를 맞아 개교하지 않으면 자금 지원을 끊을 수도 있다고 압박 카드를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독일,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그리고 많은 다른 나라에서 학교는 문제없이 열려있다"며 "민주당원들은 11월 선거 전에 미국 학교가 문을 열면 정치적으로 그들에게 나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이들과 가족들에게는 중요하다"고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대학이) 문을 열지 않으면 자금 지원을 중단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립기념일 연휴 이후 코로나19가 미 전역에 재확산하는 와중에도 경제 정상화 의지를 드러내며 휴교 중인 학교가 정상적으로 개교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한편 미국 대학에는 100만명 이상의 외국인 유학생이 있으며 많은 대학들이 등록금을 전액 내는 외국인 유학생들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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