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의 한탄... "검찰, 수많은 보도 나오게 하고 나서야..."

입력
2020.07.08 18:25
檢, 상상인 불법대출 의혹 관련 "조국 전 장관 관련없다"
조국, 언론 향해 "조국 관련설의 경위와 근거 밝혀달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8일 검찰이 “상상인그룹 불법대출 의혹에 조국 전 장관은 무관하다”고 밝히자 “이제서야”라고 한탄했다.

조 전 장관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검찰이 상상인그룹 유준원 대표를 구속기소하고 조국 전 장관은 무관하다’는 결론이 나왔다는 기사를 게재하며 “내가 관계 있다는 수많은 언론보도를 나오게 만든 후, 이제서야”라는 글을 올렸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김형근)는 상상인그룹 유준원 대표(45)와 검사 출신 박모 변호사(50)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미공개중요정보이용·시세조종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했다.

상상인그룹 계열사인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조 전 장관 5촌 조카 조범동씨가 실소유주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투자사 더블유에프엠(WFM)에 20억원을 담보대출했다. 이와 관련 일부에선 유 대표가 조 전 장관에게 뇌물(담보대출이 뇌물성격)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검찰은 “유 대표가 뇌물을 제공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었지만 수사 과정에서 무관하다고 판단했다”며 조 전 장관이 관련 없음을 확인했다.


조 전 장관은 또 SNS에 ‘언론사 여러분께 정중히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유관함을 보도했던 만큼의 비중으로 저의 무관함을 밝혀주시길 정중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은 “여러분은 작년 하반기 이후 ‘상상인 저축은행’의 대출 건을 보도하면서 상상인 그룹이 제가 대주주적격성 심사 등의 문제를 해결해줄 것을 기대하면서 불법대출한 의혹이 있다는 보도를 쏟아내었다”고 적었다. 이어 “그 보도의 출처는 검찰이었다고 확신한다”며 “지금도 ‘상상인’이라는 검색어를 치면 나의 이름을 제목에 배치한 기사를 무수히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 내가 전혀 무관함이 검찰에 의해서도 확인되었으나, 그 점을 기사 제목에서 밝히는 언론은 극히 드물다”며 “기사 구석에 슬쩍 끼워 넣어 놓았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조 전 장관은 “언론사 여러분이 믿어 의심치 않고 추종해왔던 검찰 수사로도 나의 무관함이 확인되었으니 유관함을 보도했던 만큼의 비중으로 나의 무관함을 밝혀주시길 정중히 요청한다”고 했다. 이어 “조범동 1심 재판부도 ‘조국 펀드’라는 규정은 잘못이라는 점을 확인하였던 바, 조국 펀드라는 용어도 사용하지 말아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조 장관은 또 “당시 왜 그렇게 ‘조국 유관설’을 의심 없이 보도하게 되었는지 그 경위와 근거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고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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