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이 관광산업 부흥을 위해 야심차게 추진하던 '트레블 버블(상호 합의된 입국 자유국가)' 정책을 연기한다. 이르면 내달부터 관광산업의 큰 손인 한국ㆍ중국ㆍ일본의 관광객을 선별 입국시키려 했지만, 이들 국가의 최근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에 놀라 하늘길 개방을 재차 미룬 것이다.
8일 방콕포스트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태국 민간항공국(VAAT)은 전날 "트레블 버블 협정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온 한중일 등 해당 국가에서 코로나19 감염이 급증해 당분간 이 계획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항공당국은 자국 항공사들에게 "국제선 운항 계획을 보류하고 VAAT의 최종 결정을 기다려 달라"고 요청했다.
트레블 버블 계획이 연기됨에 따라 태국 정부는 국내 관광을 적극 권장하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했다. 전년 대비 80% 이상 줄어든 해외관광객 수요를 대체하기는 힘들겠지만, 일단 유명관광지 중심으로 국내 관광을 활성화함으로써 전반적인 관광산업의 숨통부터 틔우겠다는 취지다.
실제로 태국은 국내총생산(GDP)의 5분의 1을 차지했던 해외관광객 수입 차질로 심각한 경제 위기를 맞고 있다. 태국 중앙은행은 관광산업 괴멸로 인해 올해 GDP가 8.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게다가 각종 봉쇄 조치의 여파로 내수시장도 침체돼 있다. 블룸보그통신은 "동남아 국가 중 태국의 경제 전망이 가장 좋지 않다"고 평가했다.
현재 태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3,195명이며, 사망자는 58명이다. 최근 양성 판정을 받은 이들은 모두 중동에서 입국한 노동자들이며 지역확산은 43일째 없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