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국회에서 열린 8ㆍ29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 출마 기자회견에서 "당대표가 되면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을 가장 먼저 찾아가 (국정 운영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여야 협치 정국을 만들기 위해 여야 연석회의를 정례화해 야당을 국정 운영의 파트너로 삼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당권ㆍ대권 분리 조항 논란에 대해선 "현재 당헌ㆍ당규가 지켜져야 한다"며 원론적으로 답변했고, '당대표 임기 2년 완주'를 주장하는 김부겸 의원의 입장에 대해선 "김 의원의 충정은 존중한다"며 말을 아꼈다.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서울 반포동 아파트 대신 충북 청주 아파트를 매도해 논란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해 "아쉽다. 합당한 처신을 기대한다"며 노 실장을 꼬집었다. 수사지휘권 발동을 둘러싼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갈등이 이어지는 데 대해선 "검찰이 장관의 지시를 따르는 게 맞다"며 윤 총장을 압박했다.
다음은 이 의원과 취재진의 일문일답.
-야당에 민생 평화연석회의를 제안했는데, 야당을 참여시키기 위해 설득할 구체적인 방안은 무엇인가.
"(당대표가 되면) 맨 먼저 김종인 위원장을 만나겠다. 김 위원장과는 35년 정도 되는 인연을 갖고 있다. 그 기간 좋은 선후배로 지내 왔다. 배울 것은 배우고 부탁드릴 건 부탁드리면서 협조를 요청하겠다."
-여야 평화연석회의 신설을 주장했는데, 현재 한미 워킹그룹은 진전이 안 되는 상황 같다.
"평화연석회의는 여야 중진이 동참해 평화를 진전시키기 위해 의견을 모으고 상황을 공유하는 것으로, 한미 워킹그룹과 꼭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때로는 워킹그룹이 원래 취지보다 더 많은 제약을 정부에 두었던 것도 사실 본래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여야가 의견을 모아 전달한다면 힘 있는 제안이 되지 않겠나."
-당헌ㆍ당규에 당권ㆍ대권 분리 조항이 있다. 생각하는 당대표 임기나 (대표가 된 뒤) 그만 둘 시점을 고려했나.
"현재로서는 당헌ㆍ당규를 그대로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표) 임기도 그대로 존중돼야 한다. 대선에 출마할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한다는 규정도 당연히 지켜야 한다."
-김부겸 의원은 대표가 되면 2년 임기를 채우겠다고 했다. 같은 입장인가.
"나는 그렇게 말한 적은 없다. 김 의원의 충정은 존중한다."
-민주당의 정권 재창출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선 대선이 중요한데, 차기 대선의 시대정신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민주당이 어떤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고 보는가.
"오늘 출마 선언문을 보면 정권 재창출이란 말은 없다. 지금은 국난극복에 집중할 때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기본적으로 불로소득을 근절해야 한다. 실수요자나 청년층, 생애 처음으로 집을 가지려고 하는 분들, 전ㆍ월세 입주자 들을 보호해야 한다. 이런 원칙 아래 부동산 시장을 더 안정하게 유지할 필요가 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공급이 확대돼야 한다. 과세를 강화하고 (부동산에 과잉된) 자금이 산업으로 흘러가게 해야 한다. 과세 강화는 정부에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아는데, 다주택자와 고가주택에 대한 세금을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고, 누진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 대신 실수요자, 청년과 전ㆍ월세 입주자, 생애 첫 주택 구입자 분들에 대해선 더 세밀하게 배려해야 한다. 수도권 내 공급을 제약하는 규제 완화가 필요하고, 이에 대한 정책은 서울시와 논의해야 한다. 유휴부지를 잘 활용해 주택공급을 늘리는 게 우선 가능하다."
-서울시와 주택 공급 방안에 대해 협의해 나가겠다고 했는데, 서울 시내 그린벨트 해제를 논의할 가능성도 있는가.
"그 문제는 (서울시와) 여러 차례 협의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그린벨트를 해제할 수 없다는) 생각이 확고하다면 다른 방법을 놓고 논의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갈등은 어떻게 보는가.
"검찰이 법무부 장관의 합리적인 지시를 따르는 게 당연하다. 지금 같은 불편한 상태가 빨리 정리되고 해소되길 바란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정규직화 논란을 어떻게 보는가. 공정 논란으로 20대 지지율이 낮은 게 민주당의 약점 아닌가.
"기본적으로 노동의 양극화 완화는 견지해야 할 가치다. 이를 위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계속돼야 한다. 당연히 청년들에게 공정한 기회가 보장돼야 하고, 더 많고 좋은 일자리가 제공돼야 한다는 대원칙도 지켜져야 한다. 다만 지금 논란은 여러 문제가 중층적이고 복잡하게 얽혀 있다. 공사 노조가 여러 갈래로 나뉘어져 있고, 노사와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가 3년 동안 대화를 했지만 지금 이런 사태가 나지 않았나. 대단히 안타깝다. 지금도 주체들이 대화를 계속하고 있는데 현명한 대화가 나오길 기대하겠다. 그러나 지원은 조심스럽게 하는 게 좋다. 정치인이 이것저것 말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차별금지법안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
"원칙적으로는 동의한다. 국회에서 신속한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
-겸손한 정당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동안 민주당이 겸손하지 않았던 모습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어느 것이 잘못됐다고 말하는 건 자제하는 게 좋겠다. 끊임없이 스스로를 경계해야 한다. 그런 기운이 당 전체에 감돌도록 하겠다."
-새로운 당정관계를 모색하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방안은 무엇인가.
"당의 역할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 문제를 포함해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원 정책과 관련해 현장에선 여전히 정책 성과를 내는 게 지체되고 있다. 정부보다 당이 현장에 더 밀착해 있기 때문에 (당을 통해) 현장의 사각지대를 지적하고 보완하는 일을 우선적으로 할 것이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의 부동산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좀 아쉽다는 생각이다. 합당한 처신, 합당한 조치가 있기를 기대한다"
-이스타항공 매각을 둘러싼 이상직 민주당 의원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데, 어떻게 보는가.
"사실 관계가 확인될 필요가 있겠지만, 본인이 공인으로서 합당한 처신을 해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