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하동군이 지리산에 산악열차와 모노레일을 건설하는 ‘알프스 하동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가운데 환경단체가 이에 대해 반대하고 나섰다. 하동군이 개발을 추진하는 지역이 멸종위기야생생물 Ⅰ급으로 지정된 반달가슴곰이 서식하는 곳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사단법인 반달곰친구들은 7일 “하동군이 추진하는 지리산 자연생태 환경을 파괴하는 산악관광개발사업 3종 세트 건설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경남 하동군이 지리산 줄기인 악양 형제봉에 모노레일(악양~형제봉 2.2㎞), 케이블카(형제봉~도심마을 3.6㎞), 산악열차(삼성궁~형제봉 15㎞)를 짓는 ‘하동 알프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달곰친구들은 “무분별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형제봉이 지리산국립공원에 편입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에 착안한 것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형제봉 일대 역시 생태자연도 1등급지역이며 반달가슴곰이 살고 있는 지역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윤주옥 반달곰친구들 이사는 “이러한 사업은 반달가슴곰의 삶터를 빼앗을 것이다”라며 “삶터를 빼앗긴 반달가슴곰이 민가 가까이로 내려와 반달가슴곰과 주민 간의 충돌 가능성을 높일 게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반달곰친구들은 “반달가슴곰은 천연기념물 제329호이고,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된 야생동물이다”라며 “그것이 정부가 20년 넘게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을 하는 이유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무분별한 개발사업이 아니라 반달가슴곰과 주민의 공존이라는 생태적 모델을 세우는 것이 거기에 살고 있는 주민의 행복을 위해서도 더 중요한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반달곰친구들에 따르면 지난 20여년 동안 지리산권 4개 지방자치단체(구례, 남원, 함양, 산청)는 지리산국립공원 주요 봉우리에 케이블카를 올리려는 시도를 해왔다. 하지만 지리산을 지키는 시민들과 세계적인 국립공원 관리방향, 지리산국립공원이 간직한 생태적 가치가 재인식되면서 계획은 포기됐다고 단체 측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