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을 뜨겁게 달궜던 AOA 전 멤버 권민아의 폭로는 AOA 리더 지민의 팀 탈퇴 및 연예계 활동 잠정 중단 선언을 끝으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여전히 이번 사태를 향한 대중의 공분은 식지 않고 있다.
무려 10년 만에 수면 위로 올라온 아이돌 그룹 내 괴롭힘의 적나라한 민낯에 대한 충격도 충격이지만, 이번 사태를 통틀어 단 4줄이 전부였던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이하 FNC)의 아쉬운 대응 방식을 향한 지적이 이어지면서다.
지난 3일 권민아는 자신의 SNS를 통해 지난 해 AOA를 탈퇴하기 전까지 10년 간 리더 지민으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했으며, 이로 인해 팀을 탈퇴했다고 폭로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전 소속사였던 FNC도 함께 언급하며 과거 지민에게 괴롭힘을 당해 고통받고 있음을 소속사에 알렸지만 소속사가 이를 귀담아 듣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폭로 초반 SNS를 통해 "소설"이라는 짧은 글을 게재하며 사실을 부인하는 듯 했던 지민은 무려 10차례에 걸쳐 이어진 권민아의 폭로에 결국 지난 4일 AOA 멤버들, 소속사 관계자들과 함께 그를 찾아가 실랑이 끝에 사과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지민의 현 소속사이자 두 사람이 갈등을 겪었을 10년 간 함께 몸 담고 있던 FNC의 공식입장은 전무했다. 본지 역시 수차례 FNC 측의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그 어떤 입장도 확인할 수 없었다.
FNC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입을 연 것은 지난 4일 늦은 밤이었다. "먼저 현재 소속가수 지민과 관련해 벌어지고 있는 일들고 인해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는 문장으로 시작한 FNC의 공식입장은 "지민은 이 시간 이후로 AOA를 탈퇴하고 일체의 모든 연예 활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당사 역시 이 모든 상황에 책임을 통감하고 아티스트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 다시 한 번 좋지 않은 일로 걱정을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는 단 네 문장으로 끝났다.
오랜 침묵 속 발표한 소속사의 입장문이라기엔 많은 아쉬움이 남는 짧은 글이었다. 앞서 권민아가 폭로 당시 주장했던 '소속사의 괴롭힘 방관'에 대한 입장은 물론, 지민의 탈퇴에 대한 구체적인 정황 설명, 구체적인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에 대한 약속 등이 어느 하나 제대로 담기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폭로 당사자이자 괴롭힘의 피해자였던 권민아에 대한 사과 역시 없었다는 점은 씁쓸함을 더했다.
권민아의 마지막 SNS 게시물을 끝으로 폭로 사태는 마무리 됐지만, FNC의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대중의 목소리는 여전히 높다. 오랜 시간 몸담아 온 소속 아티스트에 대한 책임은 분명, 소속사가 감당해야 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