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한동훈은 누가봐도 윤석열 최측근 아니냐"

입력
2020.07.06 10:34
"윤 총장 검찰 조직 위기에 몰아넣는 결정 안할 것"
법무부 일축에도…'특임검사' 임명 방안 재차 주장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 검사장이 피의자인 '검언 유착' 사건 관련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두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휘권을 발동,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윤 총장의 사퇴 전망에 선을 그었다. 아울러 특임검사를 임명해 수사하도록 하는 절충안에 힘을 실었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윤 총장의 거취와 관련해 "갈등이 끝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예측한다"라며 "과거 송광수 검찰총장이 참여정부때 중앙수사부 폐지 거론에 '내 목을 쳐라' 했던 그런 식은 아닐 것이고, 물러나지 않겠다는 분명한 생각을 갖고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어 "비제도 기구인 검사장 회의를 소집했는데, 그것을 통해 (검사장 회의 결정으로) 수사지휘라는 검찰청법상 법 제도를 흔들게 되면 결국은 어떻게 되겠나"라며 "대한민국의 헌법과 법률(에 있는) 수사지휘권이라는 대통령의 권한에 기초한 것을 흔드는 형국이 되기 때문에 (윤 총장이) 검찰 조직을 전부 다 위기에 몰아넣는 선택은 안 할 것"이라 봤다.

박 의원은 추 장관의 지휘권 발동에 대해선 "지난 몇 년 동안 명운을 같이 한 한동훈 검사장은 누가 봐도 윤 총장의 최측근 아니냐"라며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이라는 것도 내재적 한계가 있는 것이고, 자기와 가까운 사람 수사에 관해서는 수사지휘를 극도로 자제해야 한다는 그 한계를 법무부 장관이 확인한 지휘에 불과하다"라고 판단했다.

앞서 추 장관은 윤 총장이 채널A 기자의 요청을 받아들여 전문수사자문단을 소집을 결정하자 '자문단 심의 절차를 중단하고, 총장은 수사지휘에서 손을 떼라'는 취지의 명을 내렸다. 이에 전국 검사장 회의에서는 자문단 심의 절차를 중단하라는 추 장관의 지휘는 받아들이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손을 떼라는 부분은 총장의 수사지휘권을 규정한 현행법과 충돌한다는 점에서 '재지휘'를 요청하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고 한다. 윤 총장은 이날 회의 결과를 보고받고 입장을 정할 방침이다.

박 의원은 "누가 지휘를 하든 안 하든 (윤 총장) 스스로가 '공정성에 대해 의심받을 소지가 있기 때문에 지휘하지 않겠다'라는 입장이 맞다"라며 "명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지휘를 받아들일지 말지) 그 종류와 내용을 마음대로 정하는 문제가 되는 것인데 그런 지휘는 없다"라고 추 장관의 두 갈래 지휘를 따를 것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논의되는 것 중 특임검사 제도가 있는데 진작부터 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이제라도 특임검사를 하되, (특임검사팀에) 지금까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 현재 수사팀의 주요 인력을 일부 보내는 식으로 절충하는 방식이 좋지 않을까"라고 특임검사 도입을 제안했다. 

특임검사 제도는 검사 범죄 관련 사건에만 예외적으로 운영하는 제도다. 총장이 특임검사를 임명하되, 독립성 보장을 위해 최종 수사 결과만 총장에게 보고하도록 돼있다. 앞서 전국 검사장 회의에서도 대안으로 제시된 바 있으나, 법무부는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 주장되는 수사팀 교체나 제3의 특임검사 주장은 이미 때늦은 주장으로 그 명분과 필요성이 없다"라며 "장관의 지시에 반하는 것"이라 일축했다.

한편 박 의원은 윤 총장이 대권주자 여론 조사에서 상위권에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미래통합당이 반성해야 되는 대목 아니냐"라며 "지난 총선 통합당 지지자 상당수가 윤 총장 잘한다고 박수치는 것이고 어떻든 대통령에 맞서는 형국이니까 지지하는 것인데, 야당이 자기 역할을 못하고 있는 거라는 반증 아니겠나"라고 꼬집었다. 이어 "윤 총장과 검찰 조직을 위해서도 정국의 핵이 된다는 것은 수사의 중립성, 독립성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아주 좋지 않은 요소"라고 덧붙였다.

이유지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