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한 연기학원에서 하룻동안 수강생 9명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1일 확진판정을 받은 대구 경명여고 3학년생과 이날 양성판정이 난 재수생 친구까지 대구 연기학원발 확진자가 11명으로 늘었다. 지난 2월 신천지발 신종코로나 사태로 홍역을 치른 대구지역에선 '악몽'이 재현하는 게 아닌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3일 대구시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대구에서 전날 발생한 신종 코로나 확진자는 총 14명이다. 연기학원인 대구 모그아카데미 수강생 9명, 유가초등학교 재학생 1명, 해외유입 3명과 지난 1일 확진판정을 받은 수강생의 재수생 친구 1명이다.
수강생 9명 중 재학생이 남산고 1명, 성서고 2명, 대구예담학교 1명, 재수생 3명, 주부 2명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지난 2일 A양이 확진 판정을 받기 전인 지난달 22일과 24일 이 학원 수강생 가운데 각각 1명이 코로나19 증상을 보인 사실이 뒤늦게 파악됐다는 점이다. 당시 수강생들은 발성 지도를 받은 과정에서 마스크 착용 등의 방역수칙을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최초 감염자도 오리무중이다. 1일 확진판정이 난 경명여고 3학년생이 최초 감염자는 아닌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대구시는 학원을 즉각 폐쇄한 데 이어 구체적인 감염 경로를 조사하고 있다. 또 연기학원 강사 6명과 수강생 28명 전원의 검체 검사를 실시했다. 여기에 추가 확진 판정을 받은 수강생들이 재학 중인 3개 학교의 학생과 교직원 등 1,386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3개 학교는 모두 원격 수업으로 전환했다. 앞서 A양이 재학 중인 경명여고 3학년 219명과 교직원 41명 등 총 260명의 검체를 검사한 결과에는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 경명여고 1, 2학년 학생들은 A양과 동선이 겹치지 않아 조사에서 배제됐다.
유가초등학교에 대해서도 확진자와 밀접접촉한 교직원 학생 등 62명에 대한 진단검사를 진행 중이다. 이 학생은 최근 가족과 함께 제주도를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당국은 초등학생과 밀접 접촉한 62명의 검체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해외 유입 환자 3명은 지난 1일 미국에서 입국해 동대구역 워킹스루 선별진료소에서 확진 판정을 받고 2일 대구동산병원에 입원했다.
대구시는 확진자가 발생한 모그 아카데미에 10일간 집합금지 명령을, 방역에 취약한 지역 내 89개 학원에 대해서는 집합제한 조치를 내렸다.
김종연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 부단장은 "일부 시설에서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지 못한 정황이 있었다"며 "2차 대유행이 우려되고 있고, 방역 상황이 조금씩 나빠지고 있는 만큼 대비 속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