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오후 9시 20분쯤 부산 북구 구포동 한 도로에서 승용차가 만취 상태에서 도로 1, 2차로에 걸쳐 누워 있던 60대 남성를 깔고 지나갔다. 승용차 운전자는 도로에 누워 있던 사람을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 도로에 사람이 누워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60대 남성은 숨졌다.
이같이 술에 취한 상태 등으로 도로에 누워 있다 차량에 치여 숨진 '스텔스 보행자'가 최근 5년 사이에 20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음주나 약물 등으로 도로에 누워 운전자 눈에 잘 띄지 않아 차량에 치여 숨진 '스텔스 보행자'는 최근 5년간 부산에서만 24명이었다. 월별로 보면 7~9월 사이에 10명이 숨졌고, 4~6월 사이 9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대별로는 오후 8∼10시와 오전 4∼6시에 숨진 스텔스 보행자는 각각 7명으로 밤이나 새벽에 사고가 많이 발생했다.
부산경찰청은 스텔스 보행자 사고를 막기 위해 9월 30일까지 3개월 동안 유흥가와 택시 정류장 등을 중심으로 사고 예방 활동에 나선다. 심야와 새벽 시간대에 사고가 났던 지역의 도로에 대해서는 순찰을 강화한다. 또 112 신고가 들어오면 신속하게 출동해 스텔스 보행자의 귀가를 도울 계획이다.
가로등이 어둡거나 가로수가 우거진 도로에 대해서는 지자체와 협조해 조명을 밝게 하거나 가로수 가지치기를 하며, 야간에 도로 공사를 진행할 때 안전 수칙을 지키는지 여부를 비롯해 신호수 배치, 안전시설물 설치 등이 제대로 됐는지에 대해서도 점검해 작업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