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내몰리는 세입자들... 서울ㆍ경기 전월세 거래량 급감

입력
2020.06.30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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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ㆍ경기지역 아파트 전월세 거래가 급감하면서 6ㆍ17 부동산 대책 이후 전월세 가격 급등 우려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3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6월 서울 아파트의 전월세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6,085건으로, 지난 2월(1만8,999건) 이후 4개월 연속 감소세다. 특히 서울의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지난달(9,584건)에 이어 2개월째 1만건을 밑돌고 있다.

서울 아파트의 월별 전월세 거래량이 1만 건 밑으로 내려간 것은 2011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래 최근까지 단 한 번도 없던 일이다.  전월세 거래량은 정해진 법정 기한 없이 세입자의 확정일자 신고를 토대로 집계되다 보니, 6월 아파트 전월세 계약이 추가로 신고될 가능성은 그리 많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6ㆍ17대책을 통해 강남구 삼성동ㆍ대치동ㆍ청담동과 송파구 잠실동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으며 전세 낀 갭투자를 원천 차단하고, 재건축 아파트에 대해 2년 실거주를 의무화하면서 전세 매물 품귀 현상을 부채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도 아파트 전월세 시장도 서울과 상황이 비슷하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경기지역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올해 들어 지난 2월 2만6,534건으로 최다를 기록한 이래 3월 1만9,695건, 4월 1만7,092건, 5월 1만3,798건, 6월 9,430건으로 4개월째 감소세다.

경기에서 월별 전월세 거래량이 1만3,000건 밑으로 떨어진 적은 2013년 11월(1만2,997건) 단 한 차례에 불과했다.

반면, 이달 서울ㆍ경기의 매매량은 현재까지 각각 6,513건, 1만9,861건으로 신고 기한(1개월 내)이 아직 남았지만 이미 지난달 매매량을 추월했다. 특히 서울은 이달, 경기는 지난달과 이달 연속으로 매매량이 전월세 거래량을 앞지르는 이례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전세 매물 감소에 따른 거래량 감소로 전셋값은 계속 오르고 있다. 한국감정원 통계로 서울과 경기의 평균 전셋값은 지난달까지 11개월 연속으로 상승했다. 지난달 기준 평균 전셋값은 서울이 4억6,105만원, 경기가 2억5,900만원에 이르렀다.

초저금리 기조 속에 보유세 부담을 느낀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로 전환하는 움직임도 꾸준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연구위원은 “전세 공급 부족으로 매물이 귀해지면서 전셋값 상승과 월세 전환 사례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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