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21대 국회 원구성 협상 결렬과 관련해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책임론을 두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민주당은 김 위원장이 막판에 협상을 뒤집었다고 주장하는 반면, 통합당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백혜련 의원은 30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협상 결렬과 관련해 "저희가 알짜라는 7개의 상임위원회를 제시했고 거의 합의까지도 이르던 과정이었다"며 "주호영 원내대표가 거의 협상을 마무리하고 갔다고 들었는데 마지막 순간에 합의가 안 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백 의원은 "전날까지 합의가 굉장히 잘 진행됐고 가합의문까지 나올 정도의 상황이었는데 통합당이 의원총회도 열지 않았는데 밤 사이에 뒤집혀서 협상이 결렬됐다"며 "밤새 어떤 사람들과 논의하고 그 결론을 내렸을까 추측해보면 지도부일 수밖에 없지 않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거기서 김종인 위원장이 반대를 하지 않았을까 추측을 할 수밖에 없다"며 "이런 과정이 이번에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지난번 협상 과정에서도 비슷한 스토리가 있기 때문에 여당 입장에서는 그렇게 추측을 하는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당내 기구를 보면 당대표 다음이 원내대표 순서인데 원내대표까지 거의 합의했던 것이 하룻밤 만에 뒤집히는 걸 누가 할 수 있을지는 예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영진 민주당 총괄원내수석부대표도 가세했다. 김 부대표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김 위원장이 여당이 18개 위원장을 다 가져가라고 가이드를 주니까 많은 분들이 원만한 원구성을 만들기보다는 전략적 목표를 갖고 접근했기 때문에 실패했다고 본다"며 "김 위원장이 너무 과도한 허들을 만들어서 협상 통과를 원만하게 진행되는 것을 막지 않았냐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언급했다.
또 "협상장에서도 그렇고 여러 가지 과정 속에서도 김 위원장의 비토라고 하는 부분이 분명히 느껴졌다"며 "김 위원장도 알고, 주 원내대표도 알고, 미래통합당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알고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 얘기를 안 할 따름이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최형두 미래통합당 원내대변인은 같은 라디오 방송에서 “여당의 원내지도부가 왜 그런 얘기를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여당이라는 곳은 함구령도 가능하고 상왕 정치가 통하는 곳 아니냐”며 “여당의 의사결정 구조로 모든 걸 다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얘기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초선의원이고 원내대변인으로서 모든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데 절반이 넘는 초선의 발언권이 상당하다"며 "초선이 누구의 권위에 눌린다거나 누구의 지시를 받거나 이러지 않는다. 함구령 같은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문화다"라고 반박했다.
통합당 내부 사정상 법사위원장이 없는 합의는 애초에 불가능했다는 입장이다. 최 대변인은 "야당 몫의 상임위원장 맡을 3선 의원들이 의원총회에서 법사위원장을 받아오지 않으면 상임위원장을 맡을 수 없다고 배수진을 쳤다"며 "3선이면 당연히 상임위원장을 해야 되지만, 이런 불의한 상황에서는 상임위원장을 맡지 못했던 불행한 3선으로 남고 싶다고 이야기 했다"고 설명했다. 또 "원내대표가 법사위가 없는 상태에 어떤 합의도 할 수 없는 구조였다"며 "양당에서 의견 접근을 보기 위해 서로가 합의할 수 있는 범위가 어디까지냐를 서로 맞춰본 것에 불과하다"고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