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후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최하위에 머물며 일찌감치 강등 1순위에 자리한 인천 유나이티드가 췌장암과 싸우고 있는 유상철 명예감독의 '벤치 복귀' 카드를 빼들 것으로 알려졌다. 유 명예감독을 향한 응원도 많지만, 무리한 활동으로 인한 병세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29일 복수의 축구 관계자들에 따르면 임완섭 감독이 사퇴한 인천이 유상철 명예감독을 다시 벤치에 앉히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지난해 하반기 췌장암 판정을 받았던 유 명예감독은 최근 13차례 항암치료를 모두 마치는 등 병세가 호전됐으며, 무엇보다 본인의 감독직 복귀 뜻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 구단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에 따르면 임 감독 사퇴 이후 유 명예감독은 최근 구단 고위관계자를 만나 감독직 복귀에 대한 의견을 나눴고, 일찌감치 강등 위기에 선 인천을 지난해처럼 K리그1(1부리그) 잔류로 이끌자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 명예감독은 현재 인천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를 잘 알기에 팀을 빠르게 정상 궤도로 돌려놓을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특히 지난 시즌 선수들과 똘똘 뭉쳐 '잔류 신화'를 쓴 경험이 있다. 유 명예감독은 치료를 위해 벤치에서 물러났던 약 반 년의 시간 동안 꾸준히 팀에 관심을 가졌다. 지난 1월 출정식은 물론 전지훈련지도 찾아갔다. 특히 이번 시즌 개막 후부터는 홈 경기장을 꾸준히 찾았다. 최근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시청자와 축구팬들에게 인사했다.
다만 유 감독 복귀에 대한 축구계 여론이 썩 좋지 않다는 점은 인천이 새 감독 선임 소식을 발표하기 전 마지막으로 살피고 있는 대목이다. 일단 축구커뮤니티 등 온라인상에선 굳이 최악의 시기에 팀을 맡은 유 감독 건강이 더 나빠지진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월등히 많다. 한 원로 축구인도 "최근 유 감독 얼굴이 너무 좋아져 무척 반갑지만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건강을 가장 먼저 걱정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오랜 시간 유상철을 응원해 온 팬클럽 회원들도 건강 걱정을 먼저 했다.
인천은 7월 1일 수원FC와의 대한축구협회컵(FA컵) 3라운드 경기를 치른 뒤 4일에는 강력한 우승 후보인 울산과 원정에서 맞대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