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의 비정규직 요원 직접 고용 논란으로 보수 진영에서 '공정 전도사'로 떠오른 인물이 있다. 요원들의 정규직 전환을 ‘불공정한 로또 취업’이라고 비판하며 관련 입법을 예고한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이다. 하 의원은 28일 한국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공정은 '과정의 공정'”이라며 이번 사태를 문재인 정부가 공정성을 훼손한 사례로 규정했다. "비정규직도 다른 구직자와 동일한 공채 과정을 거치는 게 공정"이라고 그는 역설했다. 하 의원이 발의할 '로또취업방지법'도 이런 취지로 공기업과 공공기관의 공개 경쟁 채용을 의무화해 비정규직 역시 다른 구직자와 동등하게 경쟁하도록 하는 게 골자다.
-통합당이 정의하는 공정이란.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공정은 ‘과정의 공정’이다. 기업의 채용 절차가 투명하고 공정해야 한다는 데 반대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나."
-‘인국공(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를 어떻게 보나.
"이번 사태야말로 '과정의 불공정'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청년들이 제일 가고 싶어하는 회사 중 하나다. 평생 직장인 데다 준공무원 처우를 받는다. 그런 좋은 기회를 협력사 직원들에만 주는 게 과연 맞느냐는 게 청년들이 분노하는 지점이다. 새로운 정규직 자리가 생기면 정식으로 공채를 하는 게 맞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자체는 좋은 일이지만, 특정인들만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건 특혜다."
-2030세대가 격하게 분노하는 이유는 뭐라고 보나.
"청년들은 숱한 불공정한 채용 사례를 참아 왔다. 이번 사태는 청년들이 관용할 수 있는 범위를 넘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격차가 큰가, 비정규직과 실업자의 차이가 더 큰가. 문재인 정부 방식의 정규직화는 취업준비생을 포함한 실업자에게 더 불공정하게 체감될 수밖에 없다. 청년들이 인터넷에 떠도는 잘못된 팩트에 선동돼 분노하고 있다고 더불어민주당이 판단한다면, 그건 청년들의 현실을 전혀 모른다는 의미다."
-이번 사태로 사회 분열상이 드러났다.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서 ‘을과 을의 싸움’을 부추긴 결과다. 과정의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국민 통합은 불가능하다. 경쟁에는 늘 승자와 패자가 있다. 패자가 승복하지 못하는 경우는 과정이 공정하지 않을 때다.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규칙이 필요하다."
-그래서 해법은 무엇인가.
"새로운 정규직 자리나 직종이 있으면 채용 기준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 해당 직종에 종사하던 비정규직에는 경력 만큼의 가산점을 주면 된다. 이런 내용 등을 담은 ‘로또취업방지법’을 조만간 발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