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국가대표 골키퍼인지 보여줬다."
국가대표 골키퍼 구성윤(26ㆍ대구)이 성공적인 K리그 신고식을 치렀다. 추가 선수 등록 이후 강원FC와의 경기에 선발 출전한 그는 무섭게 쇄도하는 '병수볼'에 밀리지 않으며 대구FC의 골대를 지켜냈다.
구성윤은 27일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0 9라운드 강원과의 홈경기에 선발 골키퍼로 출전했다. 이날 강원을 2-1로 꺾은 대구는 6월 한달 동안 무패를 기록하며 승점 16점으로 3위에 올랐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전북현대와 울산현대의 바로 뒤다.
데뷔 이후 줄곧 일본 프로축구 J리그 무대에서만 뛰던 구성윤은 지난 5월 대구와 계약하며 K리그에 발을 디뎠다. 올 겨울 국가대표 골키퍼 조현우(29)를 울산현대에 내어준 대구로선 골키퍼 걱정을 덜 수 있는 기회였다. 경기 마다 큰 소리를 질러 ‘K리그 고라니’로 불리는 최영은(25)이 활약하고 있었지만, 실수로 실점하는 장면이 종종 연출돼 불안했기 때문이다.
신인의 자세를 강조하며 대구 생활을 시작한 구성윤은 이날 여전한 실력을 자랑했다. 지난 25일부터 시작된 선수 추가등록을 통해 강원전에 나선 구성윤은 경기 내내 안정감 있는 수비를 뽐냈다. 빠른 패스를 강조하는 강원은 전후반 내내 14개의 슈팅을 시도하는 등 공격적으로 나섰지만 구성윤은 침착하게 골문을 지켰다.
특히 강원의 역습에 팀 수비가 무력해 질 때마다 팀의 실점 위기를 막았다. 전반 25분 위협적인 강원 이현식(24)의 슈팅을 오른손을 쭉 뻗어 가볍게 막아내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비록 경기 막바지에 고무열(30ㆍ강원)의 페널티킥으로 1점을 내줬지만, 성공적인 데뷔 무대였다.
구성윤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공식전은 3개월여 만인데, 긴장하기도 했지만 앞에서 동료들이 열심히 뛰어줘 긴장이 풀리고 여유도 찾았다"고 데뷔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K리그는 (J리그와 달리) 터프하고 남자다운 축구를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뒤에서 많이 즐기려 했다"고 덧붙였다.
이병근(47) 대구 감독 대행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 대행은 구성윤에 대해 "왜 국가대표 골키퍼인지 보여줬다"며 "믿었던 만큼, 흔들리지 않고 집중해서 잘 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훈련 없는 날마다 오전에 나와 몸관리를 하는 걸 많이 봤는데, 수고했고 고맙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며 "후배들이 보고 배워 팀이 단단해졌으면 좋겠다"고 숨은 그의 노력을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