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보안검색 노조 "취준생 불만 이해… 일자리 뺏는 건 아냐"

입력
2020.06.25 10:20
김원형 노조위원장 "취준생 원하는 일반직과 달라… 우리 노고 인정 받아야"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보안검색 요원들의 정규직 전환을 놓고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김원형 보안검색노조 공동위원장이 "보안검색 노동자들은 취업준비생들의 일자리를 뺏는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김 위원장은 2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취준생들이 좋은 일자리를 얻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는 걸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취준생들이 원하는 공사의 일반직으로 전환되는 것이 아니고, 현장에서 근무하는 별도 직군으로 전환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사에서  직접 채용하는 것은 맞지만 많은 오해로 인해 보안검색 노동자들은 상처를 입고 있다"며 "아르바이트생들이 로또를 맞았다는 글이 인터넷에 많이 퍼지고 있고, 여러 가지 루머들이 퍼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구인구직 사이트를 통해 지원한 건 맞지만, 보안검색이 아르바이트로 할 수 있는 업무는 아니다"라며 "오픈채팅방에서 나온 내용도 가짜 뉴스"라고 지적했다. 얼마 전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22살에 알바로 보안(검색요원)으로 들어와서 190만원 벌다가 이번에 정규직으로 간다. 연봉 5,000만원 소리질러"라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일었는데,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보안검색 노동자가 만든 채팅방이 아니다. 오픈채팅방이라 누구나 들어갈 수 있다"며 "저희도 기사와 그 글을 보고 도대체 누가 우리 스스로의 명예를 이렇게 훼손시키느냐, 누구냐라고 분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변호사를 통해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오픈채팅방에서 언급된 연봉의 수준도 사실과 다르다고 한다. 그는 "저희가 정규직으로 전환되면 5,000만원을 받는다고 하는데 실질적으로 그 정도까지 못 받는 걸로 알고 있다"며 "3,600만원~3,800만원정도로 생각하고 있는데 자회사나 직접고용 대상자나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취준생들의 불만은 이해하지만, 보안검색 요원들의 노고도 인정해달라는 입장이다. 그는 "취준생들의 불만을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한다"면서도 "저희는 인원이 부족하다 보니 밀려오는 승객을 처리하기 위해 오전 6시에 출근해서 점심시간까지 5~6시간 동안 화장실도 못 가고 물도 못 마신채 업무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정도의 고생을 했고 인천공항을 성장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며 "이바지한 부분에 대한 어느 정도 인정을 해 줘야 되는 거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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