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외교 당국이 24일 일본의 산업유산정보센터의 역사 왜곡 문제 등 현안을 논의했다. 한국 측은 2015년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 등재 당시 약속한 후속조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음을 지적했으나, 일본 측은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다”며 강변하며 평행선을 달렸다.
김정한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과 다키자키 시게키(瀧崎成樹)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이날 화상협의에서 지난주부터 일반에 공개된 일본의 산업유산정보센터 문제를 논의했다. 김 국장은 일본의 조선인 노동자의 강제노역 사실을 알리고 희생자를 기리겠다는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내용이 전시돼 있는 점을 지적하고 강한 유감을 전하고 전시 내용의 시정을 요구했다. 다키자키 국장은 일본 측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유산정보센터는 강제 노역에 처한 조선인 노동자들에 대한 차별이 없었다는 섬 주민들의 증언만 나열하면서 역사적 사실을 뒤집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 정부의 세계문화유산 취소 요청 움직임에 대해 “우리나라(일본)는 그간 세계유산위원회에서의 결의와 권고를 진지하게 받아들여 우리가 약속한 조치를 성실하게 이행해 왔으며 계속 적절하게 대응해 간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전쟁 전과 전쟁 중의 상황들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답변하기 어렵다”면서 “정보센터에 있는 자료들은 당시 섬 주민들의 생활상황과 노동환경, 조선반도(한반도) 출신 노동자들과의 관계를 소개하는 객관적인 1차 자료”라고 주장했다.
앞서 한국 외교부는 지난 22일 유네스코 사무총장에게 서한을 보내 군함도 등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취소 검토를 포함한 일본에 충실한 후속조치 이행을 촉구하는 결정문이 채택되도록 적극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