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팽개치고 러시아로 달려간 중국

입력
2020.06.24 21:30
전승 열병식에 국방부장과 의장대 100명 보내  군축회담은 ‘노 쇼’... 불량 '오성홍기' 논란까지


중국이 미국과 등을 지면서 러시아와는 한층 밀착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폭증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에 고위급 인사와 병력을 보낸 반면 미국이 초청한 핵 군축 협상은 거부하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은 24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2차 세계대전 75주년 전승기념행사에 참석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과 우방국간 최고위급 국방교류다. 중국은 100여명의 인민해방군 의장대도 함께 보냈다. 러시아는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60만명에 육박해 세계에서 3번째로 많지만 개의치 않은 것이다. 환구시보는 "러시아의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데도 웨이 장관이 러시아를 찾은 건 전면적전략협력동반자 관계인 양국 관계의 높은 수준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전승행사에는 인도 국방장관도 참석했다. 이를 계기로 중국ㆍ러시아ㆍ인도 국방장관 회담이 열릴 예정이다. 3국은 전날 화상으로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미국 일방주의'를 비난하면서 코로나19 시대에 걸맞은 협력을 강조했다. 이처럼 외교ㆍ국방수장이 연거푸 접촉면을 넓히면서 미국에 맞선 3국 공조를 과시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미국과는 '불량 오성홍기' 논란까지 벌이며 치받고 있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22일(현지시간)열린 미러 군축협상에 중국이 사전 예고한 대로 불참했는데, 이와 상관없이 미국 측이 텅 빈 회담장 테이블에 오성홍기를 올려 놓고 '노 쇼'라고 중국을 비난한 것이다. 특히 사각형 국기를 가로가 아닌 세로로 내걸면서 그 안에 새겨진 5개 별의 위치가 틀리게 배치돼 마치 중국을 조롱하는 모양새로 비쳤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