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복무 논란' 공군 3여단, 이번엔 부사관이 성추행 의혹

입력
2020.06.24 13:46


'황제 군 복무' 논란이 불거진 공군 3여단 소속 한 부대에서 부사관이 수개월 동안 상습적으로 병사들을 성추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군인권센터는 24일 기자회견을 열어 "공군 방공유도탄사령부 제3여단 예하 방공포대 소속 강모 중사가 지난 2월부터 4개월간  병사들을 상대로 폭언과 욕설을 일삼고 성희롱·성추행까지 범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강 중사는 지난 4월 다수의 병사 앞에서 특정 병사를 지칭하며 “000 엉덩이는 내꺼다. 나만 만질 거니까 허락받고 만져라"라고 말했고, 순찰 중엔 한 병사에게 공포탄을 전달하면서 양손에 쥐고 성행위를 묘사했다. 또 강 중사는 "신고해라. 내가 네 뒷조사 다 해놨다" 등 협박성 발언까지  했다고 센터는 주장했다. 

군인권센터는 "고립된 지역에서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공군 방공포대 특성상 2차 피해를 우려한 병사들이 신고를 주저해온 것 같다"며 "국방부 징계 규정에는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은 음담패설이나 성희롱·혐오 표현을 징계 처리하지 않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센터는 상담과 제보를 통해 확보한 진술을 바탕으로 법리 검토 후 가해자에 대한 고소·고발을 진행할 계획이다. 방혜린 군인권센터 간사는 "공군은 가해자의 보직을 즉각 해임하고 엄중 처벌하라"면서 "국방부는 좁은 범위의 성희롱만을 처벌하는 현행 규정을 전면 재검토해 성희롱·성차별 표현과 관련한 징계 절차 개선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군 3여단에선 한 병사가 상관인 부사관에게 빨래와 음료수 배달 심부름을 시키고, 1인 생활관을 사용하는 등 황제 복무를 했다는 의혹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제기되기도 했다. 해당 의혹과 관련해 군 당국은 지난 12일부터 감찰을 진행 중이다. 해당 병사의 아버지인 나이스그룹 최모 부회장은 지난 16일 사의를 표명했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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