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트럼프 조롱 "北 친서 '우정 증표'로 생각"

입력
2020.06.22 23:38


전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서 겪은 일은 담은 회고록 유출로 미국 안팎에 파장을 일으킨 존 볼턴이 이번엔 방송 인터뷰에서 대북 정책과 관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조롱했다. 김정일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우정의 증표로 믿는 트럼프 대통령의 '순진함'을 비아냥거렸다.

볼턴 전 보좌관은 '그것이 일어난 방: 백악관 회고록' 출간을 앞두고 21일(현지시간) 미국 ABC방송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정말로 김 위원장이 자신을 좋아한다고 믿느냐'는 질문에 "김정은이 크게 웃을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김 위원장의 친서는 북한노동당의 선전부 직원들이 작성했을 것"이라며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그 친서를 '우정의 증표'로 믿는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은 절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경한 대북론을 다시 한번 피력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볼턴은 트럼프 재임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그는 "(역사가) 트럼프를 돌이킬 수 없는 하향 곡선으로 나라를 밀어넣지는 않은, 한 차례의 임기만 채운 대통령으로 기억하기를 바란다"고까지 표현했다. "임기 한 번은 극복할 수 있다"고 비꼬았다.

최근 연일 볼턴 저격 발언을 트위터에서 해 온 트럼프는 22일에도 "나는 상원의원이 될 능력도 없는 볼턴에게 기회를 줬다"면서 배신감을 표했다. 또 "볼턴은 대단히 무능하고 거짓말쟁이로 판명됐다"고 주장했다. 자신을 '불통'으로 표현한 회고록 내용을  인식한 듯 "나는 항상 다른 관점을 듣는 것을 좋아한다"고도 덧붙였다.

볼턴은 약 1년 6개월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일하다 트럼프와 잦은 의견 충돌을 빚었고 결국 지난해 9월 경질됐다. 오는 23일 출간될 예정인 이번 회고록을 막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법정 소송까지 갔으나 출간을 막지 못했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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