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서 겪은 일은 담은 회고록 유출로 미국 안팎에 파장을 일으킨 존 볼턴이 이번엔 방송 인터뷰에서 대북 정책과 관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조롱했다. 김정일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우정의 증표로 믿는 트럼프 대통령의 '순진함'을 비아냥거렸다.
볼턴 전 보좌관은 '그것이 일어난 방: 백악관 회고록' 출간을 앞두고 21일(현지시간) 미국 ABC방송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정말로 김 위원장이 자신을 좋아한다고 믿느냐'는 질문에 "김정은이 크게 웃을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김 위원장의 친서는 북한노동당의 선전부 직원들이 작성했을 것"이라며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그 친서를 '우정의 증표'로 믿는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은 절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경한 대북론을 다시 한번 피력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볼턴은 트럼프 재임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그는 "(역사가) 트럼프를 돌이킬 수 없는 하향 곡선으로 나라를 밀어넣지는 않은, 한 차례의 임기만 채운 대통령으로 기억하기를 바란다"고까지 표현했다. "임기 한 번은 극복할 수 있다"고 비꼬았다.
최근 연일 볼턴 저격 발언을 트위터에서 해 온 트럼프는 22일에도 "나는 상원의원이 될 능력도 없는 볼턴에게 기회를 줬다"면서 배신감을 표했다. 또 "볼턴은 대단히 무능하고 거짓말쟁이로 판명됐다"고 주장했다. 자신을 '불통'으로 표현한 회고록 내용을 인식한 듯 "나는 항상 다른 관점을 듣는 것을 좋아한다"고도 덧붙였다.
볼턴은 약 1년 6개월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일하다 트럼프와 잦은 의견 충돌을 빚었고 결국 지난해 9월 경질됐다. 오는 23일 출간될 예정인 이번 회고록을 막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법정 소송까지 갔으나 출간을 막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