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백악관 무역국장 경고 “볼턴, 회고록 때문에 징역 살 수도”

입력
2020.06.22 10:00
"볼턴이 중국에 대해 말하는 건 뭐든 어리석은 것"


회고록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폭격을 퍼붓고 있는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해 피터 나바로 미국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이 “징역형을 살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볼턴 전 보좌관의 폭로전을 “워싱턴 기득권 오물의 리벤지 포르노”라고 강하게 비난했던 나바로 국장은 볼턴 전 보좌관이 “고도의 기밀 정보를 책 전체에 흩뿌려 놨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나바로 국장은 21일(현지시간) CNN방송에 출연해 볼턴 전 보좌관이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을 통해 재임 기간 있었던 일들을 폭로하려는 것과 관련해 "책에서 나온 수익을 얻지 못하게 될뿐더러 징역형의 위험을 무릅썼다”고 밝혔다. 나바로 국장은 또 “그는 미국의 국가안보 측면에서 매우 심각한 일을 했다”며 “그에 대해 값을 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책은 23일 출간 예정이지만 원고를 미리 입수한 미 언론들의 관련 보도로 이미 큰 파장을 일으켰다.

책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재선을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표현도 담겼다. 이외에 지리, 외교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무지함 및 일종의 쇼처럼 진행된 대북 외교에 대한 비판도 포함됐다.

나바로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늘려 자신의 재선 승리를 지원해 달라고 청탁했다는 회고록 내용에 대해 “나도 그 방에 있었다. 볼턴이 중국에 대해 말하는 건 뭐든지 간에 어리석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걸 결코 들은 적이 없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못 들었다”고 답했다.

앞서 미 워싱턴 연방지방법원은 회고록이 국가안보를 위협한다면서도 출판을 금지해 달라는 미 법무부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책은 예정대로 판매된다. 그렇지만 법원의 이번 결정은 볼턴 전 보좌관에게 여전히 중대한 위협을 남긴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정부가 이 회고록이나 이와 관련된 영화ㆍTV 판권 등으로부터 나올 수익을 환수하려는 데다 볼턴 전 보좌관에게는 기밀정보 폭로에 따른 책임 등이 뒤따를 수 있다는 것이다. 형사 처벌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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