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혹한 위기 상황이다. 미래 기술을 얼마나 빨리 우리 것으로 만드느냐에 생존이 달려 있다. 시간이 없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경기 화성사업장 내 차세대 반도체 개발 조직인 반도체연구소를 찾아 연구진을 격려하고 반도체 담당 사장단과 경영전략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또 국내 주요 사업장의 환경안전 책임자를 소집해 안전한 환경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사장단과 함께 반도체연구소 연구원들을 격려했다. 이 부회장은 앞서 1월 초에도 올해 첫 현장경영 일정으로 이 연구소를 찾아 반도체 회로폭을 3나노미터(㎚, 10억분의 1m) 수준으로 새기는 초미세공정 개발 현황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지금 상황을 ‘가혹한 위기’로 규정한 이 부회장은 신속한 미래 기술 확보를 독려하며 임직원들과 ‘반도체 비전 2030’ 달성 의지를 다졌다. 이 비전은 이 부회장이 지난해 4월 제시한 경영 목표로, 시스템반도체 부문에서도 메모리반도체와 같은 ‘초격차 기술’을 확보해 10년 내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것이 골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미중 반도체 전쟁 등의 난국을 타개하고 회사 생존을 담보하려면 압도적 기술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경영 철학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나흘 만에 다시 DS부문 사장단과 간담회를 가졌다. 지난 15일 간담회가 세계 반도체 시황, 미국 화웨이 제재의 여파 등 당면 현안을 주로 점검하는 자리였다면, 이날 회의는 중장기 전략에 초점을 맞춰 △차세대 반도체 개발 로드맵 △설비 및 소재, 공정기술 전략 △세계 반도체 산업환경 변화에 따른 ‘포스트 코로나’ 대책 등을 논의했다. 참석자는 김기남 DS부문장(부회장),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사장),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 박학규 DS부문 경영지원실장(사장), 강호규 반도체연구소장 등이었다.
이날 화성사업장에선 이 부회장 주재로 국내 사업장 환경안전팀장 회의도 열렸다. 생산시설 안팎에 안전한 환경을 조성해 직원들이 안전하게 일하고 인근 주민은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해줄 것을 주문하는 자리였다. 이 부회장은 “환경안전 분야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기반”이라며 “기술, 안전, 환경 모두에서 진정한 초일류가 될 수 있도록 중장기 로드맵을 체계적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