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권 대학들이 기말고사 시험방식을 둘러싸고 혼선을 빚고 있다. 대면 시험 찬성자들은 시험 변별력과 형펑성을, 비대면 시험 지지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계명대는 당초 수업의 90% 가량에 대해 대면 시험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하지만 최근 교내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총학생회 차원의 의견을 수렴해 온라인 시험 비율을 최대 5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23일부터 5일간 진행되는 시험일정도 20일로 늘렸다. 또 오픈북 시험과 과제물 대체 등 여러 방법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계명대 관계자는 “교수진과의 협의를 통해 비대면 시험이 가능한 과목을 추려내 정리하고 있다”며 “시험기간이 늘어났고, 학내 강의실, 시험 인원도 분산해 치르기 때문에 학내 감염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지역 대학 교무처장들은 협의회를 통해 각 대학들의 시험 방식과 형태, 방역 대책 수립에 대해 수시로 의견을 나누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험 방식에 대해 학생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계명대 한 학생은 “분산해서 치른다고는 하지만 아직 대면 시험을 강행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으나 또 다른 학생은 “굳이 학교가 아니더라도 외부에서 일상생활을 하고 있는 만큼 대면 시험이라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대구대 한 학생은 “외지에 사는 학생들은 시험 기간 동안 머무를 곳이 없어 비용 부담도 크다”며 “평가 기준도 계속 바뀌면서 학생들도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대구가톨릭대는 시험 공정성과 형평성 등을 고려해 대면시험으로 진행한다. 다만 수강인원이 많은 강좌와 사이버 강좌는 비대면으로 치른다. 2,486개 분반 중 2,410개 반이 대면으로, 76개 분반이 비대면으로 기말고사를 진행한다. 또 모든 건물 출입구마다 방역담당 직원을 배치해 출입자 전원에 대해 QR 코드를 활용하고, 대면시험이 불가한 경우 교수 재량에 따라 별도 시험, 비대면 시험 등으로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또 다른 한 대학은 최근 시행된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를 본따 시험 당일 스마트폰을 거치해놓고 학교 측이 마련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부정행위를 감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제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지난 중간고사 때 일부 비대면 시험에서 부정행위가 발생한 영남대는 각 강의마다 교수 재량으로 시험 방식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경북대도 대면 기말고사를 원칙으로 하면서 온라인 강의, 대규모 강의 등 일부 강의에 한해 비대면 시험을 치르기로 했다.
박종주 영남대 총학생회장은 “전체 학생들의 하나로 의견을 모으기 어려운 만큼 최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달라고 학교 측에 요청했다”며 “대면과 비대면 모두 논란의 여지가 많은 만큼 방지 대책을 수립해 시험 형태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