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여건 접촉사고 낸 뒤 핸드폰 수리비로 2000만원 받아내
여성운전자를 골라 교통사고를 위장해 스마트폰 수리비 명목으로 150여명에게 돈을 뜯어낸 2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전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4일 지난해 2월부터 12월까지 광주·전남 일대에서 서행 중인 차량에 일부러 손을 부딪쳐 스마트폰을 떨어뜨리고 액정 수리비 10만∼30만원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150여명에게 2,000만원을 뜯어낸 이모(25)씨를 상습시기 등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조사 이씨는 주로 여성 운전자가 운전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소형차량과 좁은 골목길을 이용하는 차량만 노려 범행했고 실제 피해자 중 100명 이상이 여성이었다.
그는 사고 현장에서 직접 A/S센터에 전화를 걸어 액정 수리비가 30만원 이상 나온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는 등 피해 운전자들을 속인 대담성도 보였다.
이씨는 운전자가 충돌 사실을 모르고 지나치면 쫓아가 “골목에서 이렇게 빨리 달리면 어떡하느냐”고 항의하며 스마트폰 액정 수리비를 요구했으며, 운전자가 바로 내려 사과하면 “나도 앞을 제대로 못 본 과실이 있으니 수리비의 70~80%만 달라”며 회유하기도 했다.
이씨의 범행은 인터넷 육아 커뮤니티 등에 유사한 피해를 봤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면서 덜미를 잡혔다.
박종호 전남경찰청 광역수사대장은 “운전자들이 가벼운 사고는 보험 처리를 하지 않고 현금으로 현장에서 보상한다는 점을 노리고 범행했다”며 “소액은 바로 현장에서 받은 사례가 많아 추가 범행을 추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