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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페달' 밟는 트럼프 '종전 시계'…유럽, '우크라 파병'으로 견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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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신문 가판대에 전날 이뤄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화 통화에 대한 기사가 담긴 신문이 펼쳐져 있다. 모스크바=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중단을 위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협상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두 사람이 종전 협상을 즉각 개시하자고 합의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미러 고위급 회담 일정까지 확정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만간 푸틴 대통령을 직접 만날 가능성도 언급했다.
전쟁 당사국이자 침략 피해국인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섣불리 만나서는 안 되며 이러한 협상에 우크라이나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지만 미국은 막무가내다. 일단 만나 의중을 확인하겠다는 게 미국 입장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종전 협상 배제를 공식화한 유럽은 미국 폭주를 막고자 '우크라이나 파병'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 미국 플로리다주(州) 팜비치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팜비치=AP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州) 팜비치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푸틴 대통령과 만나는 시점을 묻는 질문에 "시간을 정하지는 않았지만, 매우 곧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은 전했다. '이번 달 만나느냐'는 질문에도 그는 "곧 이뤄질 것"이라고 답했다.
미러 정상회담 개최 여부는 고위급 회담 성과에 달려 있다. 협상팀에 포함된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백악관 중동특사는 사우디아라비아 출국일인 16일 미국 폭스뉴스에 "정말 좋은 진전을 이루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함께 회담에 참여하는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을 끝내기 위해 신속하게 움직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중동 순방 중인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현지에서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에서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 참석 가능성이 거론된다. 미국 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회담은 18일로 잡혀있다.
우크라이나가 여기에 참석할지는 미지수다. 당초 미국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함께하는 3자 회동을 예고했으나 우크라이나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해 그 누구도 푸틴을 믿어선 안 된다"고 16일 방영된 미국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협상과 관련한 대화에 젤렌스키 대통령도 관여하냐는 질문에 "그도 관여할(be involved) 것"이라고 답했지만 관여 시점 등 세부 내용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지난해 12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EU 지도자들이 기념 촬영을 준비하고 있다. 브뤼셀=AP 뉴시스
유럽은 어떻게든 존재감을 발휘하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유럽은 전쟁 개시 이후 미국과 함께 우크라이나를 도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종전 협상에서는 배제됐다. 일단 17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소집한 비공식 긴급회의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유럽 패싱 및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회의에는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을 비롯, 영국, 독일, 이탈리아, 폴란드, 스페인 등 정상이 참석한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당초 이날로 예정됐던 키스 켈로그 미국 대통령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와의 약속을 미루고 여기에 참석하는 건 '유럽의 불편함'을 방증한다.
회담에서는 특히 우크라이나 파병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뚜렷한 안전 보장 방안을 제시하지 않는 상황을 고려한 것이자, 종전 협상 국면에서 어떻게든 유럽의 목소리를 반영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나토 회원국에 방위비 인상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화도 비중 있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 의제는 영국과 프랑스가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크롱 대통령이 '전후 유럽 평화유지군의 우크라이나 주둔' 아이디어를 첫 제시한 데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16일 영국 텔레그래프 기고문을 통해 "영국군을 현장에 투입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의지가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영국 총리실은 17일 "다음주 스타머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이 만날 예정"이라며 미·영 정상회담을 통해 유럽 측 긴급회의 내용을 전달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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