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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계엄 잘못이지만 탄핵에도 반대... “이재명 비호감 때문”

입력
2025.02.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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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I 여론조사 선형회귀분석 결과
2022년 대선 때 尹 뽑은 지지자들
'계엄 잘못이라면서도 탄핵엔 부정'
야당에 대한 불만 등으로 탄핵 반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지난해 12월 1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회에서 촛불집회에 모인 시민들을 향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지난해 12월 1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회에서 촛불집회에 모인 시민들을 향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계엄 선포에는 부정적이면서도 탄핵에는 반대한다’는 모순된 응답이 나오는 데는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불만과 이재명 대표에 대한 비호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윤 대통령이 계엄 선포 때 명분으로 내걸었던 부정선거는 윤 대통령 지지자(2022년 대선에서 윤석열 투표)들이 탄핵을 반대하는 데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11일 동아시아연구원(EAI) 주최 ‘한국 민주주의 미래와 제도개혁 위기와 대안’ 콘퍼런스에서 이같이 밝혔다. EAI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1월 22·23일 전국 성인 1,514명에게 웹조사 방식으로 물은 여론조사 결과(응답률 20.0%, 표본오차는 95%±2.52%포인트)를 선형 회귀분석해 내린 결론이다.

그 결과, 응답자의 72.9%는 윤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은 “잘못한 일”이라고 답했지만 윤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한다”는 응답자는 64.9%에 그쳤다. 강 교수는 “’계엄 선포는 잘못한 일이지만 탄핵은 반대한다’는 모순된 입장을 보이는 이들이 존재하며, 이것이 탄핵 정국의 정치적 갈등을 부추기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위의 답변을 ‘2022년 대선 당시 후보자 투표 성향’별로 분석했더니(5점 척도∙1은 매우 잘못, 3은 중립, 5는 매우 잘함), 비상 계엄 선포에 대해서는 윤 대통령 지지자(2.76)와 이 대표 지지자(1.15)들은 모두 “잘못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윤 대통령 탄핵에 대해서는 이 대표 지지자들은 매우 강한 찬성(4.8)을 한 반면, 윤 대통령 지지자(2.67)들은 반대하는 등 상반된 입장이 두드러졌다.

이에 2022년 대선 당시 윤 대통령에게 투표한 이들의 응답을 선형 회귀분석한 결과 △이 대표에 대한 비호감과 △윤 대통령에 대한 호감 △야당의 비협조로 인한 계엄의 불가피성 등이 이들의 모순된 입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강 교수는 “탄핵을 반대하는 이들은 (물론 계엄 자체에 동의하는 이들도 있지만) 계엄 선포로까지 이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라 할 수 있다”며 “윤석열 투표자 집단에서 탄핵 반대 입장이 나오는 것은 계엄 사태를 초래하게 된 원인에 대한 동조적 태도, 즉 야당에 대한 불만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정승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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