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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협상 논의 분수령?... 미국·우크라, 모두 '거래 필요성' 띄우기

입력
2025.02.10 16:26
수정
2025.02.10 16:37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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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젤렌스키, '뮌헨안보회의' 앞두고 만나
나란히 "美, 군사 지원 대가로 광물 개발" 강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사진)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사진)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군사 지원 대가로 우크라이나가 자국 광물 개발 문호를 미국에 여는 구상을 양국에서 잇따라 띄우고 있다. 미국 주도의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중단 논의가 물밑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방증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다자 안보 회의인 뮌헨안보회의(MSC) 등 굵직한 이벤트가 예정된 이번 주가 종전 논의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美 "우크라에 쓴 돈, 광물 개발로 회수"

마이크 왈츠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9일(현지시간) 미국 NBC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데 미국이 쓴 비용을 돌려받아야 한다며 "(그 방안에는) 희토류, 천연자원, 석유·가스 등에서의 협력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지난 3일 '군사적 지원 담보로 희토류를 원한다'고 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언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언급이었다.

왈츠 보좌관은 그러면서 "관련 대화는 이번 주 이뤄질 것"이라며 "기본 원칙은 유럽이 갈등(해결)을 주도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 '유럽 역할' 등을 거론했다는 사실에 비춰, 독일 뮌헨에서 14~16일 열리는 MSC를 언급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해당 회의에는 미국에선 JD 밴스 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각각 참석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해 관련 논의를 할 가능성도 크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일 "아마 다음 주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12일에는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논의하는 우크라이나방위연락그룹(UDCG) 26차 회의도 예정돼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UDCG 좌장 역할을 영국에 넘겼지만, 참석은 계속할 방침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국제공항에서 전용기에 탑승한 채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팜비치=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국제공항에서 전용기에 탑승한 채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팜비치=AFP 연합뉴스


우크라 "미국, 쓴 만큼 벌되 안전 보장해야"

휴전 또는 종전을 원하는 미국이 '구체적 거래 조건'을 연일 강조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도 적극 보조를 맞추는 분위기다. 9일 공개된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희토류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을 맺자고 미국에 제안했다"며 "미국인들이 가장 많은 도움을 주었으므로 미국인들이 가장 많은 돈을 벌어야 한다"고 밝혔다.

희토류 매장 지역 다수가 러시아 점령지 또는 분쟁지라는 점을 근거로 '미국이 광물 개발에 나섰을 때 얻을 이익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는 데 대해서도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점령 지역은 광물 매장지의 20% 미만"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광물 매장 지도까지 로이터에 공개했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거래의 대가'가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이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영국 ITV 인터뷰에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을 끝내기만 해선 안 되며, 러시아가 다시는 우리와 전쟁을 할 기회를 갖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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