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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 같은 벤츠 없나, 불황 버티는 중고차 업계..."5년 미만 차 구해요"

입력
2025.02.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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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43만 대 팔며 신차 추월
'연식 5년?1만 ㎞ 미만' 수요 급증
신차 봇물 올해 "중고차 구입 적기"

서울 성동구 장안평 중고차 매매시장에 차량들이 주차돼 있는 모습. 연합뉴스

서울 성동구 장안평 중고차 매매시장에 차량들이 주차돼 있는 모습. 연합뉴스


짙어지는 경기 불황 그림자에 '중고차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할 조짐이다. 불경기와 고금리 여파에 중고차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가운데 신차 못지않은 상태의 중고차를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려는 수요가 많아진 것이다. 올해 다양한 신차 출시로 중고차의 시세가 전반적으로 내릴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업체들 간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고차 시장은 경기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신차 소비가 주춤한 틈을 타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 등에 따르면 2024년 중고차 판매량은 242만7,615대로 1년 전인 2023년과 비교해 0.6% 감소했다.

내수 불황 영향을 완전히 비켜가지 못하면서 중고차 역시 성장세는 정체됐지만 신차 시장에 비하면 사정은 나았다.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신차는 163만5,520대로 1년 전보다 6.5% 줄었다. 청년·장년 등 경기에 민감한 연령층을 중심으로 자금 부담이 큰 신차 대신 합리적 가격을 앞세운 중고차로 수요가 이동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중고차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브랜드는 약 59만 대를 판 기아였다. 수입차 중에선 메르세데스 벤츠가 약 9만 대를 팔며 1위에 올랐다.

'신차급 중고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도 커졌다. 같은 모델 신차에 비해 가격은 훨씬 저렴하지만 성능은 크게 밀리지 않는 중고차를 대안으로 삼는 소비자들이 많아진 것이다. 오토플러스의 비대면 직영 인증 중고차 플랫폼 리본카에 따르면 지난해 '연식 5년 미만∙주행 거리 1만 ㎞ 이하' 중고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0% 가까이 늘었다. 꾸준한 수요 덕에 재판매 시 가격 하락률이 낮아 '가격 방어 우등생'으로 불리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대한 선호도도 높았다. 지난 한해 중고 SUV 판매량은 1년 전 대비 약 세 배로 늘었다고 리본카는 전했다.

업계는 중고차 구입을 염두에 뒀다면 올해가 적기일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완성차 브랜드들이 올 들어 다양한 신차 출시를 예고하면서 연식 변경에 따른 시세 하락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고차 비수기 시즌으로 통상적으로 가격이 떨어지는 2월 중 구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3월 이후 봄철은 입학이나 입사, 승진 등의 이유로 중고차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는 시기다.

한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최근 4, 5년 사이 신차 가격이 가파르게 올랐고 고금리까지 부담인 상황에서 중고차는 합리적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한 중고차 업체들 간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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