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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고속열차 탄 롯데 초코파이…'그룹 뿌리' 제과 챙기는 신동빈

입력
2025.02.09 20:0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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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웰푸드 인도 안착, 빙수 신공장 가동
초코파이 흥행, 하반기엔 빼빼로 출시
최근 신동빈 해외 현장 경영, 제과 집중

신동빈(오른쪽) 롯데그룹 회장이 6일(현지시간) 인도 푸네시에서 가동을 시작한 롯데웰푸드의 하브모어 신공장을 찾아 아이스크림 생산을 점검하고 있다. 롯데그룹 제공

신동빈(오른쪽) 롯데그룹 회장이 6일(현지시간) 인도 푸네시에서 가동을 시작한 롯데웰푸드의 하브모어 신공장을 찾아 아이스크림 생산을 점검하고 있다. 롯데그룹 제공


인구대국 인도에 진출한 롯데웰푸드가 새 아이스크림 공장을 가동하면서 현지 공략 속도를 높이고 있다. 롯데그룹이 실적 부진을 딛기 위해 전사적으로 글로벌 사업을 강조하는 가운데, 신동빈 회장은 9년 만에 인도로 날아가 현지 사업을 직접 챙겼다.

롯데는 6일(현지시간) 인도 서부지역 푸네시에서 하브모어 푸네 새 공장 준공식을 가졌다고 9일 밝혔다. 신 회장과 신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을 비롯해 이영구 롯데 식품군 총괄대표, 이창엽 롯데웰푸드 대표 등이 총출동했다.

롯데웰푸드는 인도에서 2004년 현지 제과업체 패리스(현 롯데인디아), 2017년 빙과업체 하브모어를 사들이면서 현지 시장에 진출했다. 새 공장을 세운 하브모어는 인도 서부 지역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1위 업체다. 롯데웰푸드는 기존 구자라트 공장을 통해 하브모어 제품과 월드콘을 만들어왔다. 푸네 공장에선 돼지바, 죠스바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롯데웰푸드는 올해 인도 내 빙과 매출이 15%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도에서 빙과 사업보다 먼저 개시한 제과 사업은 탄탄하다. 인도 남부의 첸나이 공장에서 만드는 롯데 초코파이는 친숙한 간식으로 자리 잡았다. 채식주의자가 많은 현지 사정을 반영해 초코파이 마시멜로 원료를 동물성 젤라틴 대신 식물성으로 대체하는 현지화 전략이 적중했다. 비행기 기내식처럼 식사를 제공하는 인도 고속열차에 간식으로 초코파이가 오를 정도다. 올해 하반기에는 인도 북부의 하리아나 공장을 통해 빼빼로 출시도 앞두고 있다.




"인도 신공장, 중요한 이정표 될 것"


신동빈(왼쪽) 롯데그룹 회장이 6일(현지시간) 인도 푸네시에서 열린 롯데웰푸드의 하브모어 신공장 준공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롯데그룹 제공

신동빈(왼쪽) 롯데그룹 회장이 6일(현지시간) 인도 푸네시에서 열린 롯데웰푸드의 하브모어 신공장 준공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롯데그룹 제공


롯데웰푸드가 인도 현지 생산시설에 집중하는 건 세계에서 가장 많은 14억 인구를 보유하고 있어서다. 미국, 중국에 이은 세계 3위 소비 시장인 인도는 가파른 경제 성장으로 소비력이 더 커질 전망이다.

신 회장이 새 공장 준공에 맞춰 9년 만에 인도를 찾은 건 롯데그룹에 있어 현지 시장의 중요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롯데웰푸드는 신 회장이 고(故) 신격호 총괄회장 후계자로 낙점받은 2000년대 초반 '글로벌 롯데'를 내세우고 해외 사업에 공을 들이면서 국내 기업 중 인도 시장에 선도적으로 진출했다. 그 덕분에 인도 제과·빙수 사업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유통 사업과 함께 롯데의 해외 진출 성공 사례로 꼽힌다.

2024년 9월 벨기에, 10월 가나를 찾은 데 이어 이번 인도 출장까지 최근 신 회장은 롯데웰푸드의 해외 사업에 부쩍 관심을 쏟는 모습이다. 신 회장은 벨기에에서 롯데웰푸드가 인수한 초콜릿 업체 길리안의 경영 상황을, 가나에서 제과 핵심 원료인 카카오 수급 현황을 점검했다. 일각에선 롯데가 화학군 등 전반적으로 위축된 상황에서, 1967년 창립해 뿌리 격인 롯데웰푸드가 그룹 간판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신 회장은 "롯데는 인도의 눈부신 경제성장 속도에 맞춰 주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며 "이번 신공장 준공은 롯데의 글로벌 식품 사업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웰푸드 하브모어 공장 현황. 롯데그룹 제공

롯데웰푸드 하브모어 공장 현황. 롯데그룹 제공




박경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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