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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봤더니]작지만 인테리어에 반하는 집처럼...전 세계에서 가성비 제일 좋은 볼보 EX30

입력
2025.02.10 13:0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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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소형 SUV EX30 시승기]
작지만 실용적 수납공간 눈길
계기판 등 기능 디스플레이에
'안전은 옵션 아냐' 기본 충실
4000만 원대 가격 '승부수'

볼보가 최근 국내 출시한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X30. 볼보 제공

볼보가 최근 국내 출시한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X30. 볼보 제공


볼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X30이 국내 시장에 상륙했다. 2024년 유럽에서만 8만 대 가까이 팔린 전기차다. 아담한 체구가 뿜어내는 넉넉한 힘에 한 번, 주요국 대비 2,000만 원 이상 낮은 가격에 두 번 반할 한국 소비자들이 적지 않을 듯하다. 트림(모델)은 '코어'와 '울트라' 두 가지. 집으로 치면, 크기는 작지만 따뜻하고 실용적 인테리어 덕에 한번쯤 살아보고 싶은 집 같은 느낌을 주는 차다. 4일 경남 김해시에서 울산 울주군까지 왕복 130㎞를 오가는 내내 든 생각이다.


'미니멀리즘' 그 자체

볼보 EX30 주행 모습. 볼보 제공

볼보 EX30 주행 모습. 볼보 제공

EX30은 5인승으로 설계된 소형 SUV다. 처음 보면 생각보다 더 작다고 느낄 수 있다. 전장이 4,235mm, 전폭 1,840mm. 같은 소형 SUV인 기아 EV3(기본모델 기준 전장 4,300mm·전폭 1,850mm), 비야디(BYD)의 아토3(전장 4,455mm·전폭 1,875mm)보다 약간 작다. 유아동 카시트 설치 등 평소 뒷좌석 활용도가 높다면 2열은 비좁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성인 남성이 뒷좌석에 탔을 때 앞 좌석과의 간격은 주먹 한 개 정도다. 트렁크는 가로 길이 100㎝ 정도 되는 골프백 한 개 정도는 가뿐히 실릴 사이즈다. 볼보의 상징 '토르의 망치' 발광다이오드(LED) 헤드라이트가 존재감을 뽐내는 전면부를 지나 운전석에 앉았다.

EX30 내부는 '없애도 되는 건 다 없애보겠다'는 강력한 미니멀리즘을 선언하고 있다. 일단 계기판이 사라졌다. 손으로 직접 누르거나 당기는 물리적 버튼을 싹 없앴다. 앞뒤 창문 버튼 정도만 남겼는데 그마저도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센터 콘솔 부근에 놨다. 시동 버튼도 따로 없다. 기어 레버를 조작해 운행을 시작하는 방식. 속도, 충전 상황, 사이드 미러 조절 등 운전에 필요한 모든 정보와 기능을 12.3인치짜리 중앙 디스플레이에 몰아 넣었다. 터치로 조작한다. 운전 시 시선을 중앙 디스플레이로 옮겨야 할 때가 많다는 뜻이기도 한데 적응 기간이 필요해 보인다. 헤드업디스플레이(HUD)가 없는 것도 아쉬운 점.



안전 장치 기본 사양에 포함

볼보 EX30의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 볼보 제공

볼보 EX30의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 볼보 제공


고개를 위로 젖히니 널찍한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가 한눈에 들어온다. 보가 자랑하는 '스칸디나비아 디자인 철학'이 반영된 감성적 인테리어의 시작이다. 니트 소재 커버 시트는 빳빳한 가죽에서 느낄 수 없는 따뜻한 안정감을 줬지만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집도 작을수록 공간 설계에 공을 들이기 마련이다. 차도 다르지 않다. 수납 공간을 효율적으로 짜는 데 도가 튼 볼보답다. 센터 콘솔은 컵 홀더와 수납 공간을 오간다. 그마저도 슬라이딩 타입의 컵홀더를 적용해 (컵홀더를 밀어 넣으면) 앞 좌석 중앙 공간을 더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조수석 앞에 있던 서랍(글러브 박스)을 중앙 디스플레이 바로 밑으로 옮긴 것도 특징이다. 운전자로선 더 편해졌다. 하만카돈(1,040와트)의 사운드도 자랑거리.

달려보자. 전기차 특유의 가속감이 몰려온다. 확실히 달리는 맛이 있다. 272마력의 모터 출력과 35.0kg.m의 최대 토크의 힘이다. 시속 100㎞까지 가속 기간(제로백)은 5.3초다.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는 복합 기준 351㎞. 핸들(스티어링 휠) 상단에 있는 '운전자 경고 시스템'이 졸음, 하품 등 각종 '주의 산만'을 용납하지 않는다. 앞 차와의 간격과 차선을 유지해주는 △파일럿 어시스트 △도로 이탈 완화 △경사로 감속 주행 장치 등 첨단 안전 사양이 기본으로 제공된다. '안전은 옵션(선택사항)이 될 수 없다'는 볼보의 철학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EX30 중앙 디스플레이. 속도, 충전 상황, 사이드 미러 조절 등 운전할 때 필요한 모든 정보 및 기능이 이 디스플레이에 담겼다. 볼보 제공

EX30 중앙 디스플레이. 속도, 충전 상황, 사이드 미러 조절 등 운전할 때 필요한 모든 정보 및 기능이 이 디스플레이에 담겼다. 볼보 제공


올해 국내 판매 목표 3000대

이윤모 볼보자동차코리아 대표가 4일 경남 김해시 롯데호텔앤리조트에서 열린 EX30 출시 기념 간담회에서 EX30 소개를 하고 있다. 볼보 제공

이윤모 볼보자동차코리아 대표가 4일 경남 김해시 롯데호텔앤리조트에서 열린 EX30 출시 기념 간담회에서 EX30 소개를 하고 있다. 볼보 제공


EX30은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9만8,065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유럽에서만 7만8,032대가 팔린 차다. 전기차 전용 브랜드인 테슬라를 제외하면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렸다. 볼보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1만5,051대를 판매해 BMW, 메르세데스 벤츠, 테슬라에 이어 수입차 판매량 4위에 이름을 올렸다. 10년 사이 다섯배 성장했다.

하지만 올해는 또 모른다. 전기차 수요 침체와 내수 불황 이중고가 닥친 상황이다. 볼보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다. 최근 울트라 트림 가격을 333만 원 내리며 승부수를 던졌다. 이에 EX30 가격은 코어 트림 4,755만 원, 울트라 트림은 5,183만 원으로 책정됐다. 전기차 보조금을 적용하면 4,000만 원 초반에도 살 수 있다. 주요국 대비 2,000만 원 이상 낮은 가격이다. 스웨덴과 영국 등에서 EX30 가격은 7,000만 원을 웃돈다.

이윤모 볼보자동차코리아 대표는 올해 EX30 목표 판매량을 3,000대로 잡았다. 이날 이 대표는 EX30을 경기 성남시 분당에서 시승 행사가 열린 김해까지 350㎞ 가량 직접 몰고 오는 등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각종 안전 시스템이 볼보에만 있는 건 아니지만 동급 차량 중 이 정도 안전 시스템을 기본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건 EX30이 유일하다"며 "가격 역시 한국 시장의 중요성이 반영된 파격적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해=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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