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한동훈 대권 주자 등판 가능...김문수 확장성 없어"

"한동훈, 용기 대단해... 대권 주자 가능성도"
"김문수, 확장성 없어…보수 결집만으론 패배"
"이재명, 우클릭 인위적으로 보이면 외면당할 것"

김종인(왼쪽 사진)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한국일보 자료사진, 뉴스1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 "계엄에 반대한 용기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며 여권 차기 대선주자로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유력하게 거론되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에 대해서는 "확장성이 없다"며 부정적으로 평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6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12월 3일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날, 한 대표는 즉각적으로 계엄에 반대하고 막겠단 선언을 했다. 여당의 대표로서 굉장히 용기 있다고 본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지난 설 연휴 때 한 전 대표와 약 30분 동안 만났다며 "비교적 신선하고 젊고, 소위 시대 흐름을 따를 줄 아는 역량을 갖춘 사람"이라고 평했다.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한 전 대표가 대권 주자로 나설 만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다른 사람에 비하면 못 할 것도 없다. 기회가 되면 등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충분히 자질이 있다는 취지로 평했다. 이어 그는 "(한 전 대표가) 등판하면 아마 지지도가 상당히 결집할 것"이라며 "지난번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당선 시 득표율인) 63%의 지지도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지 않는다"고 내다봤다.

최근 여권의 유력한 대권 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과 관련해서는 "극단적인 국민의힘 지지층이 지금 김 장관에게 몰려 있는 현상 때문에 지지율이 높게 나타나는 것"이라며 "확장성이 별로 없는 분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해 9월 서울 종로구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회동, 악수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윤 대통령 탄핵 이후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현시점에서 민주당 후보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봤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선 "최근 친기업적인 행보를 보이며 우클릭을 이어가고 있지만, 인위적으로 보이면 국민들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의 집권 가능성에 대해서는 "민주당에서 이재명이 아닌 다른 후보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국민의힘이 유리하진 않다"며 "친윤(친윤석열) 강성 지지층만 갖곤 집권이 불가능하다. 다른 미래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면 대선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계엄 성공했더라도 대통령직 오래 유지 못 했을 것"

한편 김 전 비대위원장은 12·3 불법 계엄이 만약 성공했다 하더라도 윤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오래 유지하지 못했을 것이란 견해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계엄이 성공할 것이라고 믿고 강행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4시간 만에 무위로 돌아갔고, 이는 그가 국정 운영의 기본 원칙을 망각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어 "설사 계엄이 성공했다 하더라도 국민 저항이 거세졌을 것이고, 이에 따라 군부로 권력이 넘어가면서 윤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유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결국 대한민국이 민주주의에서 후퇴하고 군사정부로 변할 수도 있었던 위기였다. 계엄 실패는 하늘이 도운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지윤 기자 luce_jyu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