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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민 셋 중 둘 "시정 운영 긍정"… "엥? 정말?" 지역 관가 갸우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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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 2023년 3월 29일 오후 광주 남구 광주실감콘텐츠큐브(GCC) 1층 VX스튜디오에서 열린 광주 미래차 비전선포식에 참석해 미래차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4대 추진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광주광역시 제공
지난달 23일 광주광역시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할 만한 보도 자료를 내놨다. 광주시민 3명 중 2명이 민선 8기 광주 시정 운영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내용이었다. 광주시가 1,700만 원을 들여 여론 조사 기관인 리얼미터에 의뢰한 광주 시정 시민 인식도 조사에서 고무적 결과가 나오자 홍보에 나선 것이다. 같은 달 17~20일 만 18세 이상 광주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모바일 웹 및 전화 면접으로 이뤄진 이 조사(표본 오차 95% 신뢰 수준에 ±3.1% 포인트)에서 응답자의 64.1%가 "시정 운영을 잘한다"고 답했다고 광주시는 전했다.
그런데 이 소식을 접한 지역 관가의 반응이 썩 곱지만은 않았다. "예? 왜요?", "설마 그게 정말입니까?" 상당수 공무원들은 이번 조사 결과를 믿지 못하겠다는 투로 반문했다. 이들은 작년 한 해 동안 강기정 광주시장이 받아든 직무 수행(시정 운영) 평가 성적표를 거론하며 의문을 품었다. 한 자치구 공무원은 "지난해 리얼미터가 매달 실시한 광역자치단체장 평가에서 강 시장은 줄곧 중하위권을 헤맬 정도로 성적이 초라했다"고 꼬집었다.
실제 강 시장은 지난해 리얼미터가 매달 실시한 17개 광역자치단체장 시정 및 도정 운영 긍정 평가 조사(시‧도별 18세 이상 800명)에서 10위 안에 든 건 4번(6‧9‧10‧11월)에 불과했다. 그나마 긍정 평가 비율도 43.9~47.9%에 그쳐 전체 순위도 8, 9위에 그쳤다. 조사 방식과 대상자 수 등이 다소 다르다는 걸 감안하더라도, 같은 여론 조사 기관이 내놓은 조사 결과 치곤 상당히 차이가 컸다. 작년 12월 광역자치단체장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던 김영록 전남지사의 도정 긍정 평가가 61.2%였다는 점도 이번 광주 시정 긍정 평가 결과에 삐딱한 시선이 쏠리는 이유 중 하나다.
광주시가 시정 시민 인식도 조사 결과를 공표한 시점을 두고도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광주시는 리얼미터 조사 용역 납품 기한이 이달 중순쯤인데도, 설 연휴 직전인 지난달 23일 조사 결과를 공표했다. 이 때문에 지역 정가에선 "광주시가 설 밥상 민심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해 서둘러 보도 자료를 뿌린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다. 강 시장이 내년 6월 치러질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할 것으로 점쳐지는데, 광주시가 이를 의식했을 거란 얘기다. 광주시가 '광주 시민 3명 중 2명, "시정 운영 잘한다"'라는 보도 자료 제목을 뽑고 이를 본문에까지 반영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는 지적도 있다. '3명 중 2명'을 백분율로 환산하면 66.6%로, 실제 시민 인식도 조사 결과보다 높다. 광주시가 긍정 평가를 돋보이게 하려고 사실과 다르게 표현을 부풀린 티가 역력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번 시민 인식도 조사는 시정 운영 방향성과 정책 필요성 등을 묻는 정책 인식도 조사여서 리얼미터의 광역자치단체장 평가와 같은 결로 보기는 어렵다"며 "내년 지방선거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로 설 연휴 직전에 조사 결과를 공표한 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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