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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2' 하수호 "타노스 머리채 잡은 건 대본 NO" [인터뷰]

입력
2025.01.19 12:02
수정
2025.01.19 12:04

데뷔 15년 차 배우 하수호
'오징어 게임2' 145번 참가자로 활약
"철저한 보안... 시즌2 스토리 상상하며 촬영"

하수호가 솔직한 이야기를 전했다. 호기로운 컴퍼니 제공

하수호가 솔직한 이야기를 전했다. 호기로운 컴퍼니 제공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2'가 글로벌 1위에 오르며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 현재까지 1억 5,250만 뷰를 기록, '오징어 게임' 시즌1과 '웬즈데이'에 이어 넷플릭스에서 역대 3번째로 많이 시청된 작품이 됐다.

전작의 대성공 덕에 시즌2의 캐스팅 경쟁은 더욱 치열했다. 수많은 배우들이 오징어 게임 참가를 희망했고, 배우 하수호 역시 그 중 한 명이었다. 그리고 오디션을 거쳐 당당하게 '145번' 트레이닝복을 입게 됐다.

'오징어 게임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이정재)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의 이야기를 다룬다. 하수호는 145번 참가자로 등장해 타노스(빅뱅 탑)와의 화장실 액션신, 반란군들의 저항신에서 눈에 띄는 연기를 선보인다.

사실 그는 지난 2010년 데뷔해 많은 작품에 참여했던 내공 있는 배우다. '스토브리그' '원 더 우먼' '나의 해방일지' '사냥개들' '유어 아너' 등에 출연하며 시청자들에 눈도장을 찍었고, 특히 '사냥개들'과 '유어 아너'에서의 존재감이 강해 이 작품들로 하수호를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작품 공개 이후 벅찬 나날을 보내고 있는 하수호에게 직접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봤다.

"내가 '오징어 게임2'에 출연하다니"

"'오징어 게임'이라는 세계적인 작품에서 녹색 트레이닝복을 입는 거만큼 행복한 게 있을까요? 저도 오디션을 봤고 감사하게 피드백이 와서 출연하게 됐어요. 1편이 대성공을 거둬서 부담감이 있을 수도 있는데, 저는 그저 하나의 좋은 작품이라고만 생각했어요. 이번에 145번 참가자를 연기하는데 전사가 있진 않았어요. 특별하지 않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한 남자를 그리고 싶었죠. 그런 사람이 특정 공간과 상황에 처해진 거니까 순간적으로 포악해지기도 하고 겁쟁이가 될 때도 있어요. 보통의 인간 군상처럼요. 개인적으로 빚이 5억 8천 정도 있다고 상상을 하면서 촬영했어요."

철저한 보안 속 진행된 촬영

"'오징어 게임'이 다른 작품과 달랐던 건 내용에 대한 보안 유지 때문에 제 대사만 받았다는 거죠. 그렇기에 혼자서 촬영 전부터 많은 상상을 해야 했어요. 마치 제가 황동혁 감독님이 된 것처럼요. 하하. 이야기를 재구성하는 게 이번에 재밌었던 거 같아요. 제 대사와 제가 나오는 상황 정도만 대본에 있어서 나머진 상상에 맡겼죠. 현장에서 감독님이 이렇게 저렇게 될 거라고 얘기해줘서 생동감 넘치는 연기를 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넘치게 받은 새해 인사

"작품이 공개되고나서 새해가 밝았는데 어느 때보다 새해 인사를 많이 받았어요. 신년 인사가 '오징어 게임' 잘 봤다는 얘기였죠. '너 생각보다 많이 나오더라' 그 얘기도 많이 들었어요. 하하. 아무래도 출연하는 배우들 면면이 화려하다 보니 제 분량이 굉장히 적을 거라고 다들 생각했나 봐요. 감독님이 많이 예뻐해 주셔서 저는 (크게 편집되지 않고) 대본대로 99% 나왔어요. 감독님이 대사 결이나 상황을 만들어감에 있어서 (배우가 원하는 대로) 많이 열어주셨고 너무 좋았어요."

'오징어게임2'의 배우 하수호. 넷플릭스

'오징어게임2'의 배우 하수호. 넷플릭스


치열했던 화장실 액션신

"작품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화장실 액션신은 난장판이었잖아요. 자세히 보면 발들이 다들 춤추고 있어요. 바닥이 미끄러웠거든요. 녹색 트레이닝복에 슬리퍼를 신고 있다 보니. 하하. 그 와중에 타노스 머리채를 잡는 건 원래 대본에 없었어요. 현장에서 생각난 거죠. 치고받는 거보다 목 조르고 머리 잡는 게 어렵더라고요. 탑은 개인적으로 화장실 액션 장면을 즐긴 거 같아요. 저랑 머리끄덩이 잡는 얘기를 나눌 때도 나름 재밌게 했고요. 임시완 배우는 참 똑똑한 것 같아요. 반항적이면서도 약한 눈빛을 잘 표현한다고 생각해요."

반란군들의 총격신 에피소드

"전 개인적으로 액션을 너무 좋아해요. 몸이 고될 때는 있지만 잘해낼 때 뿌듯함이 커요. 데뷔작 '의형제'나 '고지전' 등도 총기 액션이라 훈련을 많이 받았죠. '오징어 게임2' 촬영 때 가장 고민한 건 너무 세지도 약하지도 않은 한 남자를 보여주고 싶은데, 총격신에서 총을 너무 잘 쏘는 것도 말이 안 되잖아요. 일반인이 실탄을 쏠 일이 얼마나 있겠어요. 그래서 밸런스를 찾는 게 가장 고민이었어요. 총 맞는 장면도 한큐에 성공해서 NG 없이 끝났는데 박수를 받았어요. 주변에서 고맙다고 하더라고요. 전쟁 영화나 액션물을 많이 하다 보니까 타이밍을 잘 맞춘 거 같아요."

'오징어게임2'의 배우 하수호. 넷플릭스'오징어게임2'의 배우 하수호. 넷플릭스

'오징어게임2'의 배우 하수호. 넷플릭스'오징어게임2'의 배우 하수호. 넷플릭스


"이정재 선배는 현장에서 진짜 성기훈처럼 늘 앞장서서 리더처럼 행동하셨어요. 촬영할 때 오래 서 있으면 힘들잖아요. 그런데 정재 선배는 편하게 안 쉬더라고요. 앉아있지 않고 항상 카메라 앞에 서있어서 정말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진욱이 형과는 세 작품 째인데 앞의 두 작품은 대척점에 있어서 (극 중) 늘 나쁜 감정을 가져야 했죠. 그런데 이번엔 동병상련이잖아요. 같은 편 느낌으로 바라본 건 처음인데 형은 '눈이 멜로'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거칠게 수염도 났는데 눈빛이 너무 따뜻해요. 성격도 소탈하고요. 너무 애정하는 이병헌 선배와 같이 한 건 상당히 행복한 일이었어요. 실은 네 작품째인데 늘 가까이 있지 않았어요. 이번엔 가까이서 걷고 움직여서 좋았죠."

너무나 소중한 '유어 아너'

"'유어 아너'를 많은 분들이 좋아해줬는데, 요즘 OTT를 주로 시청하시다 보니 못 본 분들도 많더라고요. 그러던 중에 티빙에서 방영하기로 확정이 돼서 기대가 커요. 지금 시즌2를 작가님이 집필하고 있는데 (내가 연기한) 박창혁이 좋은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오면 좋겠어요. '유어 아너'를 촬영할 때 김명민 선배와 90% 붙어있었어요. 배울 점도 많고 농담도 잘하시고 연기할 때 너무 편하게 해주시죠. 그리고 밥도 잘 사줘요. 엄청 푸짐하게 사주십니다. 하하. 너무 좋은 형이죠. 명민 형이 카리스마 왕이라면 (손)현주 형님은 슬픈 눈의 왕 같아요. 눈빛에 깊은 슬픔이 담겨있어요."

하수호는 '유어 아너'에서 박창혁 역으로 활약했다.

하수호는 '유어 아너'에서 박창혁 역으로 활약했다.

배우로서의 목표

"저의 목표요? 우리 엄마가 동네에서 아들 얘기를 할 수 있게 만드는 것. 미용실 가서 자랑할 수 있는 아들이 되고 싶어요. 요즘 그래서 개인적으론 행복한 시간들이에요. 엄마가 요즘 저랑 통화할 때 큰 소리로 '아들 촬영 중이야?' 하시거든요. 그게 기뻐요. 하하. 실질적인 목표는 늘 쓸데없는 생각 말고 좋은 연기하는 거에만 몰두하자는 거고요. 연기는 혼자 하는 게 아니라 많은 것들이 모여서 보이는 거잖아요. 잘 서있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유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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