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현대제철, 미국에 '자동차용 강판' 생산 제철소 건립 검토한다

입력
2025.01.07 20:35
수정
2025.01.07 22:46
구독

미국 남부지역 건설 추진…여러 주(州)와 조율
미국 내 현대차·기아 공장에 강판 공급할 듯
트럼프 2기 철강 고관세 정책 대비하는 차원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생산 공장 전경. 현대차 제공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생산 공장 전경. 현대차 제공


현대제철이 미국에 제철소 건설을 검토 중이다. 미국에 공장을 세워 현대차·기아의 자동차용 강판을 생산해 현지에서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철강 가격 관리가 어려울 경우를 대비하겠다는 의도다.

7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자동차용 강판 생산 제철소를 미국 남부 지역에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내년 초에는 부지를 확정해 착공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관련해 현대제철은 여러 주(州) 정부와 투자 여건을 놓고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 짓게 될 제철소는 현대차·기아 미국 공장에 공급할 자동차용 강판을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2기에서는 고관세 정책으로 수입 철강 가격이 올라 미국 현지 생산 이점이 줄어들 수 있어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게 현대차그룹의 판단이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관세를 부과하면 철강업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현재 현대차는 앨라배마주 공장에서 연간 33만 대, 기아는 조지아주 공장에서 연 35만 대를 만들어내고 있다. 여기에 조지아주 서배너 지역에 구축 중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 전기차 공장까지 더하면 연간 최대 120만 대가 생산된다. 통상 완성차 한 대에 필요한 강판이 약 1톤인 점을 고려하면 120만 톤의 강판에 대한 공급 및 가격 대응 능력이 충분해야 하는 것이다.

한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는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미국 판매량을 견고하게 다져나가야 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강판 가격이 매우 중요하다"며 "한국산 강판 등에 최소 10%의 관세가 부과되면 가격에 타격을 입을 수 있어 아예 현지 진출을 적극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상무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