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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트럼프와의 회담 내년 2월로 미뤄… 밀렸나, 자체 연기했나

입력
2024.12.31 15:07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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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취임 전→내년 2월 회담으로
아베 부인 나서 조기 회담 띄웠지만
성과 내는 회담이 낫다고 판단한 듯

일본 전통인형 회사인 규게쓰의 한 직원이 3일 도쿄 매장에서 도널드 트럼프(그림 왼쪽)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이시바 시게루(오른쪽) 일본 총리를 그린 '하고이타' 나무 채를 들고 있다. '하고이타'는 배드민턴 라켓 모양의 나무판에 올해의 인물을 주인공으로 제작하는 전통 놀이기구이자 소품이다. 도쿄=AP 뉴시스

일본 전통인형 회사인 규게쓰의 한 직원이 3일 도쿄 매장에서 도널드 트럼프(그림 왼쪽)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이시바 시게루(오른쪽) 일본 총리를 그린 '하고이타' 나무 채를 들고 있다. '하고이타'는 배드민턴 라켓 모양의 나무판에 올해의 인물을 주인공으로 제작하는 전통 놀이기구이자 소품이다. 도쿄=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회담이 내년 2월로 연기됐다. 정상 간 개인 인연을 중시하는 트럼프 당선자의 특성을 고려하면 만남을 최대한 앞당기는 것이 유리한데 트럼프 당선자 취임(내년 1월 20일) 이후에 만나는 의외의 선택을 한 것이다.

31일 일본 요미우리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트럼프 당선자 측에 취임식 직전인 내년 1월 중순 대신 2월에 만나자고 제안했다. 양측은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애초 트럼프 당선자의 조기 회담 의사 표시에 내년 1월 회담을 검토해 왔다. 트럼프 당선자와 관계를 쌓아가려면 최대한 일찍 만나는 것이 좋다는 판단에서다. 아베 신조 전 총리가 미 대선 직후이자 트럼프 1기 행정부 출범 전인 2016년 11월 미국에 건너가 해외 정상 중 가장 먼저 트럼프와 만나 밀월 관계를 구축하는 계기를 만들었던 경험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15일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리조트 자택에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부인 아베 아키에(가운데) 여사와 만나 만찬을 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자의 부인 멜리니아 트럼프(오른쪽) 여사가 이날 엑스(X)에 올린 사진이다. X 캡처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15일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리조트 자택에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부인 아베 아키에(가운데) 여사와 만나 만찬을 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자의 부인 멜리니아 트럼프(오른쪽) 여사가 이날 엑스(X)에 올린 사진이다. X 캡처

이에 따라 이시바 총리는 지난달 트럼프 당선자와 만나려고 했지만 트럼프 당선자 측이 취임 이후 만나자며 거절했다. 그러나 아베 전 총리의 부인인 아베 아키에 여사가 가교 역할을 해 조기 회담 추진 쪽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트럼프 당선자는 지난 15일 아키에 여사와 만난 뒤 "(이시바 총리가) 원하면 취임 전에 만날 수 있다"고 밝혔다. 양측은 이후 일정 조율에 들어갔다.

이에 대해선 일본 정부 내부에서 의견이 엇갈렸다. '결속을 다지려면 빨리 만나는 것이 좋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내실 있는 회담을 위해 취임 이후로 미루자'는 의견에 밀렸다고 한다. 취임 전 회담은 단순한 친분 쌓기에 그치는 만큼 늦게 만나도 성과를 내는 회담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요미우리는 "이시바 총리는 (트럼프 당선자에게) 일본 방위력 강화 노력과 대미(對美) 투자 현황을 설명하며 미일 동맹의 중요성을 알리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일본 외무성 간부는 닛케이에 회담 연기와 관련해 "정상회담에서 문서로 양측의 방침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도쿄= 류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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