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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용지에 '기권'쓰고 '가●'라고 적기도…무효표에 드러난 의원들의 복잡한 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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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 표결에서는 찬반을 밝히지 않은 기권표가 3표였지만 무효도 8표나 나왔다. 무효표를 살펴보면 기표소에 들어가서도 끝까지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복잡한 심경을 느꼈을 국회의원들의 마음이 유추된다. 탄핵안 표결 결과 찬성은 204표, 반대는 85표였다.
이날 감표위원으로 나선 한 의원에 따르면, 무효표 8표 중 3표에는 투표용지에 '가'·'부' 대신 ‘기권’이라고 적혀 있었다. 보통 기권 의사는 투표용지에 아무것도 적지 않아 표현하는데 '기권'이라고 적어 기권 의사를 표현한 표가 3표 더 있었던 셈이다.
또 다른 의원은 용지에 ‘가부’라고 적어 무효표를 만들었다. 기표소를 나서기 직전까지 마음을 정하지 못해, 결국 가와 부를 함께 적은 것으로 보인다. 글자로 ‘가’라고 쓴 뒤, 옆에 큰 점(●)을 그려 넣은 무효표도 있었다. 마음은 찬성을 뜻하는 ‘가’라고 쓰고 싶었지만 의도적으로 무효표로 만들기 위해 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무기명 투표인 탄핵안은 한글로 '가' 또는 '부' 한자로 ‘可’ 또는 ‘否’ 외에 다른 글자나 기호를 쓰는 경우 무효표가 된다. 감표위원으로 참여한 한 의원은 “이번에 본 무효표는 '기권'이라고 직접 쓰는 등 무효표로 만들기 위한 의도가 명백해 보였다”고 말했다.
이처럼 무더기로 나온 무효표를 보면 탄핵 찬반 여부를 두고 끝까지 고민했던 국민의힘 의원들의 복잡한 심경이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당 일부 의원들이 일찌감치 찬성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등 마음을 굳혔지만 대다수 국민의힘 의원들은 끝까지 고민을 이어갔다. 이날 국민의힘은 장시간 이어진 의원총회 끝에 ‘탄핵안 부결’을 당론으로 정했다.
이날 한 국민의힘 의원은 탄핵소추안에 추경호 전 원내대표가 공범으로 적시된 것을 두고 “추 전 원내대표를 지켜야한다는 의견이 나와 의원들이 동요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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