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국민연금도 박재현 한미약품 이사 해임 '반대' 결정... 코너 몰린 형제경영

입력
2024.12.13 18:50
수정
2024.12.13 18:55
구독

의결권 자문사 이어 '4인 연합' 지지
임시주총 안건 통과 가능성 낮아져
장남 "분쟁 중단 위해 주총 철회를"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한미약품 본사 사옥. 연합뉴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한미약품 본사 사옥. 연합뉴스

한미약품 지분 10%대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다음 주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에서 4인 연합(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임주현 부회장·킬링턴 유한회사)의 손을 들어주기로 했다. 한미약품그룹 경영권을 잡기 위해 창업주 장·차남이 그룹의 주력 자회사인 한미약품에서 4인 연합 측 경영진을 축출하려 했지만, 의결에 충분한 주주 지지를 확보하기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13일 제16차 위원회를 개최해 오는 19일 예정된 한미약품 임시 주총에서 박재현 대표와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의 해임 안건 모두를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해임의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동시에 이들을 대체할 신임 이사 선임안도 반대해 사실상 형제 측에 대한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전북 전주시에 있는 국민연금공단 사옥. 연합뉴스

전북 전주시에 있는 국민연금공단 사옥. 연합뉴스

이에 따라 오는 임시 주총에서 4인 연합이 승기를 잡을 가능성이 높아진 분위기다. 이사 해임안은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66.6%) 찬성이 필요한 특별결의사항이다. 한미약품 최대 주주인 한미사이언스(41.42%)가 찬성하고, 국민연금(10.1%)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7.72%), 한양정밀(1.42%)은 반대한 가운데, 나머지 약 39% 소액주주의 표심이 관건이다. 일단 ISS, 글래스루이스, 서스틴베스트, 한국ESG평가원 등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 전원은 해임안을 반대했다. 안건 의결을 위해서는 소액주주의 대다수가 찬성을 지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더구나 한미사이언스의 의결권에 4인 연합이 가처분 신청을 낸 것도 걸림돌이다. 지난 11일 수원지방법원이 첫 심리를 열었고, 임시 주총 전 결론을 내릴 전망이다. 법원에서 창업주 차남인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주도의 의결을 인정해주지 않을 경우 주총 표결 결과는 4인 연합 쪽으로 기울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창업주 장남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는 "한미약품 임시주총 철회"를 공식 제안했다. "경영권 분쟁의 장기화를 방지하고 회사의 미래를 위해 대주주를 포함한 모든 주주와의 책임 있는 논의가 시급하다"고 그는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 측은 "해당 제안이 진정성이 있으려면 의결권 자문사들과 국민연금의 결정 전에 나왔어야 한다"며 "무차별 고소·고발 등 회사를 혼돈에 빠뜨린 데 대한 진심 어린 사과가 먼저"라고 반박했다.



이재명 기자

관련 이슈태그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