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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내민 종이 한 장에 굉장히 충격... 계엄 무를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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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자마자 대통령님이 비상계엄 선포를 말씀하시면서 종이 한 장을 줬다. 외교부 장관이 조치할 몇 가지 지시사항이 있었다.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
윤석열 대통령이 12·3 불법계엄을 선포한 지난 3일 밤, 국무회의에서 일부 장관들이 윤 대통령으로부터 ‘조치사항’ 문서를 받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윤 대통령이 수차례 담화에서 ‘경고성 계엄’이라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사전에 계엄이 지속될 것에 대비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13일 국회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행위 관련 긴급현안질문’에서 “대통령실에서 있었던 1시간 40분의 상황에 대해 설명해 달라”는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조 장관은 “(오후) 9시쯤 대통령집무실로 안내받아 들어가 보니 네댓 분의 국무위원이 미리 와 있었고, 앉자마자 ‘비상계엄을 선포하겠다’ 하면서 종이 한 장을 줬다”고 말했다. 당시 집무실에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성재 법무부 장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있었고,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이 같이 집무실로 들어갔다고 했다.
조 장관은 문서의 내용을 묻는 질문에 “매우 충격적이어서, 재외공관이라는 단어만 기억나는데 상세한 게 아니라 서너 줄 정도였다”며 “놓고 나와서 가지고 있지도 않았다. 특별한 내용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일반적인 조치였다”고 답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문서를 한 장 받았다고 했다. 최 부총리는 “(대통령이) 계엄을 발표하고 들어와서 저를 보더니 참고하라고 하면서, 옆에 있던 누군가가 접은 종이 한 장을 줬다”며 “경황이 없어 간부회의 하러 가는 길에 차관보에게 갖고 있으라고 줬다”고 말했다. 그는 “간부회의가 끝날 때쯤 차관보가 알려줘 확인했고, ‘비상계엄 상황에서 재정, 자금 유동성 확보를 잘 하라’는 내용이 기억난다”고 했다. 최 부총리는 이 종이를 폐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이 국회를 향해 경고성 계엄을 하신 거면, 이렇게 순차적으로 체계적으로 계엄 이후의 지시사항을 담은 문서를 줄 리가 만무하다”며 “대통령은 금방 끝낼 생각이 아니었던 것”이라고 의심했다.
국무위원들은 비상계엄 선포 전 여러 차례 윤 대통령을 만류했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조 장관은 “'외교적 파장이 있을 뿐 아니라, 대한민국이 지난 70여 년간 쌓아 올린 모든 성취를 한꺼번에 무너뜨릴 수 있을 만큼 심각한 문제이니 재고해 달라'고 수차례 간곡히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에 “(윤 대통령이) 어제 담화 취지와 비슷한 말을 하면서 ‘나의 판단에서 하는 것’이라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고 했다. 조 장관은 윤 대통령이 계엄 발표를 하러 갈 때도 재차 만류했지만, “(윤 대통령이) ‘이미 종료된, 급박한 상황이기 때문에 무를 수 없다’고 말하면서 나갔다”고 전했다. 최 부총리와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도 별도로 집무실에 찾아가 대통령을 만류했다고 한다.
노태악 선거관리위원장은 전날 윤 대통령 담화에 포함된 ‘부정선거’에 대해 “대통령이 그런 생각을 한다는 자체가 상당히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노 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담화에 대해 “투·개표 과정에서 양측 당사자, 공무원이 다 보고 있기 때문에 (결과 바꿔치기는) 불가능하다”며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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