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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尹 연일 직격... 관영 매체 "위기 모면하려 '中 핑계' 대지 말라"

입력
2024.12.13 16:26
수정
2024.12.13 16:3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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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중 감정 자극해 우파 결집 전략" 비판
"불필요한 언급, '불확실성' 키웠다" 우려도
한중 '대사 채널' 정상 작동 기대 어려워져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중국의 안보·경제적 위협'을 언급한 데 대해 중국 관영 언론이 "핑계 대지 말라"고 13일 직격했다. 전날 중국 외교부가 '놀라움과 불만'이라는 표현으로 불쾌감을 표출한 데 이어, 이틀 연속 강도 높은 수위로 윤 대통령을 비판한 것이다. 탄핵 위기에서 벗어나려는 수단으로 '반(反)중국 감정'을 부추기고 있다는 게 중국의 불만이다. 외교가에서는 윤 대통령이 불법적 비상계엄 선포를 정당화하기 위해 한중 관계 개선 기류까지 희생시키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中 외교부 이어 관영 언론도 尹 비판

13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윤 대통령의 전날 대국민 담화 내용을 전하면서 "근거가 없고,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정지융 푸단대 한국연구센터 소장은 "중국에 대한 윤 대통령의 반복적 언급과 안보 위협론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우파 지지층을 결집하고 계엄 선포의 정당성을 만들려는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관영 신화통신 계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인 뉴탄친도 "언제 탄핵돼 체포될지 모르는 지경에서 중국 핑계를 대는 것은 놀랍다"고 비꼬았다.

앞서 윤 대통령은 12일 대국민 담화에서 '중국인의 국가정보원 불법 촬영 사건' 등을 거론하며 "간첩죄 조항을 수정해야 하지만 거대 야당이 가로막고 있다"고 밝혔다. 또 "국헌 문란 세력(야당)이 나라를 지배하면 (중략) 중국산 태양광 시설이 전국 삼림을 파괴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윤 대통령의 '반중 정서 자극' 발언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대선 정국 때인 2021년 12월 그는 "한국 청년들은 대부분 중국을 싫어한다"고 말했고, 2022년 1월에도 "우리 국민이 잘 차려 놓은 밥상(건강보험)에 숟가락만 얹는 외국인이 많다"며 굳이 중국인을 거론했다. 그간 보수층 집결을 염두에 둔 언행을 일삼았던 윤 대통령이 이번 담화에서도 탄핵 위기 모면을 위해 반중 감정을 이용하고 있다는 게 중국의 판단이다. 윤 대통령을 겨냥해 "정상적인 경제 협력에 먹칠하지 말라"거나 "놀라움과 불만을 느낀다"고 했던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12일 언급도 같은 맥락이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페루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5일 페루 수도 리마의 델피네스호텔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리마=왕태석 선임기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페루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5일 페루 수도 리마의 델피네스호텔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리마=왕태석 선임기자

주중 대사 '수개월 공석' 가능성도

사실 윤 대통령 담화 직전인 11일만 해도 중국 외교부는 "중한(한중) 관계를 추동할 용의가 있다"며 고위급 소통 의지를 내비쳤다. 최근 김대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새 주중 대사로 내정된 데 대해서도 중국에선 "윤석열 정권이 한중 관계를 개선하고 싶어 한다는 점을 보여 줬다"는 긍정적 평가가 우세했다. 하지만 이제는 말짱 도루묵이 됐다. 중국에서 근무했던 전직 고위 외교관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한국도 외교적 변수 관리를 위해 한중 관계를 안정화시켜야 할 시기인데, (윤 대통령의) 불필요한 발언으로 오히려 불확실성을 키웠다"고 꼬집었다.

한중 간 주요 외교 채널마저 정상적 작동을 기대하기 힘들다. 김 주중 대사 내정자의 베이징 부임은 윤 대통령 탄핵 정국 속에 불투명해졌다. 정재호 현 대사가 예정대로 이달 중 귀국할 경우, 최소 수개월간 주중 대사직은 공석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일각에선 중국이 한국 정치적 상황을 고려, 신임 주한 중국대사의 서울 부임을 늦출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온다. 중국은 지난달 다이빙 주유엔 부대표를 주한 대사에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를 공식 발표하진 않았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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