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대통령 강변하면 내용 알아보는 게 여당의 도리"

"우리 대통령 왜 먼저 단죄하려 하냐"
"윤석열씨가 뭐냐… 난 대통령이라 불러"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 참석한 뒤 취재진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전날 대국민 담화 내용와 관련한 조사 필요성을 언급하며 윤 대통령을 옹호했다. 윤 대통령이 담화에서 사실과 다른 주장을 계속하며 자신의 비상계엄 선포를 정당화했는데도 끝까지 여당은 그의 주장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윤 의원은 1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대통령에 대한 법적 절차나 조사도 없이 왜 지금 우리 스스로 대통령을 먼저 단죄하고 끌어내리려 하냐"고 문제 제기를 했다.

그는 "대통령이 저렇게 강변하면 적어도 그 내용에 대해 알아보려고 하는 것이 대통령을 세운 여당이 보여야 할 기본자세 아니냐"며 "이런 상황이 올 때까지 정치력을 모으지 못한 여당 국회의원으로서 최소한의 도리 아니냐"고 반문했다. 윤 의원은 윤 대통령이 담화에서 언급한 내용 중 어떤 대목을 알아봐야 하는지는 명시하지 않았다.

윤 의원은 또 윤 대통령을 윤석열씨라고 부르는 일부 국회의원들을 향해 "윤석열씨가 뭐냐. 저는 지금 이 순간에도 '윤석열 대통령'으로 호칭하고, 탄핵 당해 쫓겨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금도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 호칭한다"며 "저는 12개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명 대표에게도 '이재명씨'라고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은 성급한 결정을 자제하고 삼사일언 삼사일행(한 마디 말하기 전에 세 번 생각하고 한번 행동하기 전에 세 번을 생각하라는 뜻) 할 때"라며 당에 신중해질 것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입단속해야 한다'

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윤 의원은 12·3 불법계엄 사태 후 지속적으로 윤 대통령을 옹호하는 주장을 반복하며 여론을 악화시켜, 국민의힘 내부에서마저 '입단속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그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전날 당 중앙윤리위원회(윤리위)를 소집해 윤 대통령의 제명·출당 등 징계 절차 개시 여부를 심의한 데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했다.

윤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동훈 대표의 윤리위 소집은 심야 친위 쿠데타"라며 "당을 개인 소유물로 여기는 독재적 발상"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우리가 배출한 대통령을 어떻게 우리 스스로 출당, 제명시킬 수 있냐"며 "한 대표는 무슨 권한으로 대통령의 출당과 제명을 추진하는 것이냐"고 물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