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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과 공동 담화는 '한덕수 패싱'... "발표 때까지 못 봤다"

입력
2024.12.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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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현안 질의서 '공동 국정 운영' 반박
"당정 협력 강화... 권한대행 생각 없다"
"尹 빠진다"더니 "외교 권한 행사 중"

한덕수(왼쪽) 국무총리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국정 수습 방안 관련 공동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한덕수(왼쪽) 국무총리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국정 수습 방안 관련 공동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가 11일 '위헌적인 공동 국정운영' 논란을 불러일으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담화 내용에 대해 "발표 전에는 내용을 알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공동 국정운영 구상이 한 대표의 독단적 판단이었을 가능성을 내비친 발언이다.

다만 한 총리는 "(한 대표와의 담화는) 당과 정부 간의 협의를 강화하자는 것"이라며 "두 사람이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는 권력을 나누려던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현재 상황에 대해선 "외교에 대한 권한은 다 행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를 포함해 국정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한 대표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한 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긴급현안질의에서 '공동 국정운영 방안을 누가 먼저 준비했느냐'는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질문에 "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발표한 대통령 권한을 인수한다는 (취지의) 문안은 언제 봤냐'는 질문에도 "본 적 없다. 그 문장을 읽는 순간에도 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한 대표는 당시 담화에서 "대통령 퇴진 전까지 국무총리가 당과 긴밀히 협의해 민생과 국정을 차질 없이 챙길 것"이라며 "주 1회 이상의 정례회동을 통해 경제, 국방, 외교 등 한 치의 국정공백도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한 대표의 주장이 한 총리와는 전혀 협의가 되지 않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당시 한 총리는 담화에서 한 대표와 함께 국정을 운영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지 않고 거리를 뒀다.

한 총리는 '당시 담화는 두 사람의 쿠데타'라는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반발했다. 그는 "당정 간의 협의를 강화해서 어려운 국정에 안정을 기하라는 대통령의 말씀이 있었다"며 "어떻게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개인 간의 야합에 의해 권력이 움직이겠느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권한대행이 될 생각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박 의원은 "한 총리와 한 대표의 반란"이라며 굽히지 않았다. 대통령이 탄핵되고 한 총리 탄핵안마저 국회를 통과할 경우 권한을 위임받는 최상목 경제부총리도 "대통령 권한대행을 꿈꾸느냐는 질문은 성립이 안 된다"고 부인했다.

윤 대통령의 권한행사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도 나왔다. 한 총리는 "윤 대통령은 헌법과 법률에 의한 외교에 대한 권한은 다 행사하고 있다"며 "국정은 최대한 정부에 맡기고 자제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기 문제를 포함해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을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윤 대통령)라거나 "윤 대통령은 외교를 포함한 국정에 관여하지 않을 것"(한 대표)이라는 발언과는 확연히 다르다. 윤 대통령이 탄핵안 가결 전까지는 막후에서 국정운영에 관여할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박준규 기자
권우석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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