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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장범 KBS 사장 '3분 영상' 취임사...노조 "용산 방송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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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 과정에서 대통령실 부당 개입 의혹이 불거진 박장범 KBS 사장이 10일 취임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박 사장의 취임에 거세게 반발하며 이날 하루 총파업을 진행했다. 언론·시민단체들도 박 사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잇따라 발표했다.
이날 오전 KBS 내부 온라인 게시판에는 박 사장이 취임사를 낭독한 3분 분량의 영상이 게재됐다. 박 사장은 영상에서 "공영방송이란 네 글자에 담긴 신뢰와 공정, 품격, 그리고 정치적 독립을 지켜내겠다"며 "이러한 가치를 훼손하는 어떠한 도전에도 양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12·3 불법계엄 사태에 대해서는 "지난주 발생한 비상계엄 사태로 민주주의 질서와 헌법 가치는 위협받았다"며 "국정 혼란이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공영방송 사장으로서 엄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KBS 구성원 과반 정도가 가입한 최다노조인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이날 0시부터 박 사장 퇴진, 단체협약 쟁취 등을 내걸고 하루 동안 총파업을 벌였다. 전국에서 모인 조합원 700여 명이 이른 오전부터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1, 2층을 점거하자 박 사장은 이날 오전 8시 30분 현충원 참배, 오전 10시 취임식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결국 취임사를 녹화해 사내 게시판에 올렸다.
박 사장의 직무 수행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지난 2월 윤석열 대통령과의 신념 특별대담에서 김건희 여사가 받은 명품백을 '파우치'로 지칭해 권력을 편든다는 비판을 받아온 그가 지난 10월 사장 후보자로 발탁되자 "KBS를 용산에 헌납하고 사장 자리를 받았다"며 안팎의 반발이 거셌다. KBS 기자 495명은 이례적으로 박 사장 선임 반대 성명서를 냈다. 선임 과정의 절차적 문제도 변수다. KBS 이사회가 사장 후보자들을 면접심사하기도 전에 이미 대통령실에서 박 사장을 내정했다는 '용산 개입 의혹'이 제기돼 언론단체들은 전날 이 사안에 연루된 대통령 비서실 소속 고위 공무원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다. 12·3 불법계엄 사태로 윤석열 정권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3년 임기를 채우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박 사장 취임 첫날부터 사퇴 요구가 빗발쳤다. 언론단체들은 성명서를 내 "권력에 기대 공영방송 사장 자리를 꿰찬 인물이 제대로 공정방송을 할 것이라 기대를 하는 사람은 없다"(전국언론노조 KBS본부), "KBS의 자원을 도둑질해 내란수괴 윤석열과 김용현을 비롯한 내란 공범자들의 범죄 행각을 감추고 가리는 데 사용할 것이다"(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 "박장범이 사장 자리를 고수한다면 KBS를 윤석열 권력 연장을 위한 선전도구로 만들겠다는 선포이자 내란공범자가 되겠다는 것"(민주언론시민연합)이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야당 위원들도 성명서를 내고 "박 사장의 취임사대로 '위기를 극복하고 변화와 혁신을 통해 KBS가 국민의 방송이 되길 바란다'면 즉각 KBS를 떠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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