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예상 깨고 결승 진출한 이지현 9단

흑 변상일 9단 vs 백 이지현 9단
패자조 결승
[54]

6보

11도

12도

백의 묘수 한 번에 형세가 역전된 상황. 백이 4집가량 유리한 상황에서 종반전이 이어진다. 흑1, 3은 묘수를 당한 변상일 9단이 재차 형세 판단을 하는 동안 두어진 연장책. 이윽고 흑5, 7로 가장 큰 끝내기를 차지하면서 버틴다. 이때 놓인 백8이 이지현 9단의 카운터펀치. 흑9로 석 점을 살릴 때 백10에 붙이는 수가 맥점. 11도 흑1, 3으로 끊어가는 것이 양자충으로 인해 성립하지 않는 게 흑의 불운이다. 결국 실전 흑15, 17로 패를 결행하지만 백의 일방적인 꽃놀이패. 백20 같이 끝내기로 이득 보자는 수가 팻감이 되어선 흑이 크게 곤란한 장면. 12도 흑1로 해소한 후 흑3이 부분적인 수상전 묘수이나 백은 백4, 6으로 일부분만 건너가도 이득인 상황이다. 결국 변상일 9단은 실전 흑21로 팻감을 받고 버텼지만 백이 연이어 백24로 패의 굴복을 강요하자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잠깐의 패 공방 이후, 백36으로 패가 해소되자 흑은 항복을 선언한다. 이지현 9단의 백 불계승. 이지현 9단이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패자 조에서 신진서 9단과 변상일 9단을 연파하면서 최종 결승에 올랐다.

국후 인터뷰에서 이지현 9단은 “초반 단계에서 거의 망했다고 생각했는데 중반에 변상일 9단의 큰 실수가 있었다. 그 이후엔 원래 많이 좋았던 것 같은데 조금 헤매다가 다행히 이기는 길을 찾았다”며 총평을 남겼다. 오랜만에 결승에 진출한 소감에 대해선 “결승에 올라 매우 기쁘지만 진출하는 과정에서 이긴 선수가 신진서, 변상일 9단인 게 더 기쁜 것 같다. 강자들을 이기고 진출한 만큼 꼭 우승하고 싶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정두호 프로 4단(명지대 바둑학과 객원교수)